
외야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방망이가 도통 쉴 줄 모른다.
시즌 초부터 2루타를 양산하며 이 부문 전체 1위로 우뚝 섰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소속팀 샌프란시스코도 상승가도를 달린다. 개막 후 8승1패로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높은 승률(0.889)에 올라있다.
이정후는 7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서 열린 2025 미국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경기에 3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득점 2안타 활약을 펼쳤다.
샌프란시스코의 7연승 행진과 더불어 이정후의 연속 경기 기록도 계속된다. 출루(8경기)와 안타(7경기) 모두 기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2루타를 신고했다. 첫 타석부터 하이패스트볼을 공략, 3루수 왼쪽 방면으로 넘어가는 타구를 만들었다. 1회 말 시애틀 선발투수 브라이언 우가 5구째 던진 시속 156.1㎞ 직구를 친 결과로 올 시즌 6번째 2루타이기도 하다.
이정후는 현시점 MLB에서 가장 많은 2루타를 때린 선수다. 조나단 아란다(탬파베이 레이스)와 알렉스 브레그먼(보스턴 레드삭스), 카일 터커(시카고 컵스) 등이 나란히 5개를 기록, 추격 중에 있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빠른 공에 대응하면서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팀이 0-2로 열세에 놓인 가운데 4회 말 우의 4구째 154.8㎞ 직구를 공략해 앞서 3루수 머리 위를 넘긴 것. 여기서 샌프란시스코는 윌리 아다메스와 이정후의 연속 출루를 발판 삼아 역전(4-2) 이닝을 만들 수 있었다.
나아가 장군멍군 흐름 속 9회 말 2사 2루서 대타로 나온 윌머 플로레스가 끝내기 안타를 쳐 5-4 신승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샌프란시스코는 개막 후 신시내티 레즈(2승1패)와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애틀(이상 3승0패)를 차례로 만나 8승1패 호성적을 거뒀다.
불운의 부상으로 조기 마감해야 했던 지난해 데뷔 시즌보다 페이스가 훨씬 좋은 게 돋보인다. 당시 마수걸이 홈런은 3경기 만에 기록하는 등 빠르게 나왔지만, 2024시즌 첫 8경기 동안 타율 0.226(31타수 7안타) 및 OPS 0.620에 그친 바 있다.
절치부심과 함께 준비한 2025년은 다르다. 이정후는 올 시즌 첫 8경기서 타율 0.344(32타수 11안타) 3타점 3도루를 기록 중이다. OPS(출루율+장타율)도 0.931에 달한다.
현지에서도 주가는 급상승 중이다. 미국 야구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스’는 이정후의 올 시즌 현재 조정득점생산력(wRC+)을 166으로 매겼다. 팀의 상승세와 함께 이정후 역시 계속해서 활화산 같은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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