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미지옥’이 아닌, ‘K머신’으로 거듭났다.
한국인 파이터 이창호가 세계 최고 종합격투기(MMA) 단체 UFC 데뷔전에서 화끈한 TKO승을 기록했다. 이를 지켜본 UFC 밴텀급(61.2㎏) 챔피언 메랍 드발리쉬빌리도 이창호의 경기력을 극찬했다.
ROAD TO UFC(RTU) 시즌2 밴텀급 우승자 이창호(11승1패)는 지난 6일(한국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에멧 vs 머피’ 메인카드 제4경기에서 코르테비어스 로미어스에게 2라운드 3분 48초 엘보에 의한 TKO승을 거뒀다.
경기 전 예고한 대로 화끈한 승리였다. 이창호는 경기 시작 후 곧바로 로미어스를 압박했다. 철창에 몰아넣은 뒤 다리를 걸어 그라운드로 데려갔다. 하지만 로미어스도 맞불을 놓으며 역으로 테이크다운에 성공, 엎치락뒤치락 그래플링 공방전이 이어졌다. 여기서 이창호가 웃었다. 로미어스는 유리한 포지션에서 무리한 암바 시도를 했고, 이창호는 이를 이용해 그라운드 백포지션을 장악하고 강력한 펀치를 집어넣었다.
2라운드에도 그래플링 싸움이 관건이었다. 이창호는 로미어스의 암바 시도를 막아내고 톱포지션을 얻어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강력한 펀치를 날렸고, 풀마운트 포지션에서 엘보 공격을 쏟아부었다. 심판은 더 이상 로미어스가 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해 TKO를 선언했다.

이창호는 승자 인터뷰에서 “(소속팀 익스트림컴뱃의) 임재석 관장님, 조정현 감독님이 전략을 잘 짜주셨다”며 “또한 팀 동료들이 하도 괴롭혀준 덕에 많이 성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새로운 별명인 ‘K-머신’을 소개했다. 이창호의 롤모델인 무한체력을 자랑하는 UFC 밴텀급 챔피언 메랍의 별명인 ‘머신’ 앞에 한국을 뜻하는 K를 붙였다. 그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더 열심히 해서 ‘코리안 머신’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원조 메랍이 직접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훌륭한 경기였어, 코리안 머신”이라고 이창호를 칭찬했다.
이창호는 이번 승리로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POTN) 보너스 5만 달러(약 7330만원)를 수상하기도 했다. 계체를 1.6㎏ 초과한 로미어스의 대전료 20%를 더해 UFC 데뷔전 승리에 더불어 두둑한 수입까지 챙겼다.
이창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UFC에서 붙여주는 대로 싸우겠다”며 “한 단계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