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의 불방망이 타선에 전 세계 야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3연전에선 무려 15개의 홈런을 쏟아내며 파괴력을 과시한 바 있다. 이 비결로 지목된 건 어뢰 배트(Torpedo Bat)다. 볼링핀 모양을 가진 이 방망이는 바다 건너 한국 야구계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어뢰 배트의 원리는 간단하다. 타자가 주로 공을 때리는 지점을 분석해 가장 두텁게 만드는 것이다. 배트 중심에 해당하는 스위트 스폿이 기존 방망이보다 손잡이 쪽에 더 가깝다. MLB 규정 3.02에 명시된 배트 길이(42인치), 지름(2.61인치) 기준도 충족한다. MLB 사무국은 이미 “규정 위반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마이애미 말린스 필드 코디네이터로 활동 중인 애런 린하트가 개발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미시간대 물리학 교수로도 재직한 바 있다. 이 가운데 2022, 2023년 양키스 마이너리그 타격보조코치 시절 선수들과의 소통을 거쳐 어뢰 배트를 설계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양키스는 현시점 팀 홈런 18개를 기록, MLB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개막 후 단 4경기, 비교적 적은 경기를 소화했음에도 역대급 화력이다. 어뢰 배트를 사용 중인 재즈 치좀 주니어(3홈런), 앤서니 볼피(3홈런), 오스틴 웰스(2홈런)에게도 온 시선이 집중됐다.
국내에서도 이 배트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2일 통화에서 “최근 (어뢰 배트가) 이슈를 끌면서 사무국 내부적으로 검토를 진행 중이다. 때마침 일부 구단에서도 관련 질의를 보낸 상황”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리지 않고 해당 배트를 향한 인기가 급증하면서 야구용품 업체들도 덩달아 바빠지고 있다. MLB 배트 회사의 국내 총판을 맡고 있는 최명환 해피스포츠 대표는 “관심이 정말 뜨겁다. 지금 이 순간도 프로와 아마추어 선수들의 문의 및 연락이 빗발치고 있다”며 “현지 배트 제작 회사들도 난리가 났더라. 저마다의 노하우를 더해 어뢰 배트를 만들 수 있다고 SNS를 통해 어필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올해 도입의 경우 첩첩산중(疊疊山中)에 가깝다. KBO 측은 “KBO 공인 배트 신청 접수는 연초에 실시해 승인 절차를 밟는다. 이미 기한이 지났기 때문에 시즌 도중은 어렵다”고 밝혔다. 또 “규정대로 검사 절차도 필요한데, 신중하게 지켜보려고 한다. 기존 배트와는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규칙위원회 상정 등 별도의 검토 절차도 염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야구 대회를 주관하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협회 관계자는 “중간 등록은 가능하나 그간 사례가 드문 편이다. 또 실제 제품을 일단 확인한 뒤 검증까지 마쳐야 확실해질 듯싶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일반 배트와 다른 점이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금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어뢰 배트는 2025시즌 중 국내 경기서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내년엔 다르다. 정식 등록 및 규정 심사를 거친다면, 프로야구를 비롯해 아마야구 현장에 등장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야구계의 새로운 흐름이 국내 무대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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