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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계시록’ 연상호 감독 “5분30초 롱테이크, 배우 연기 절정”

입력 : 2025-04-02 12:06:33 수정 : 2025-04-02 21: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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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은 믿음에 대한 이야기다. 연상호 감독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시대, 신의 계시조차 인간의 욕망이 투영된 건 아닐까”라는 물음에서 이 모든 기획이 시작됐다고 한다. 

 

지난달 21일 공개된 작품은 실종 사건의 범인 권양래(신민재)를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 성민찬(류준열)과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 이연희(신현빈)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 그렸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2021)으로 강력한 믿음의 세계를 구축해왔던 연 감독은 이번엔 단 한 편의 영화 안에 더욱 응축된 서사를 담아냈다. 연 감독은 “‘오늘 연상호 작품 하나 보고싶네’라는 시청자가 선택할 수 있는, 완결성 있는 영화 작품이 하나 있었으면 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연 감독은 “사회가 가속화 되면서 인간의 선택을 유도한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는 옷을 사러 가면 이것 저것 보다가 처음 목적과 다른 옷을 사오기도 하고, TV를 틀어놓고 보면 관심 없는 주제도 보게 된다”며 “그런데 지금은 알고리즘에 의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생각 역시 더 강화된다. 그런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계시록이 시작됐다”라고 한다.  

 

영화는 믿음을 아포페니아(Apophenia, 관련 없는 사물 사이의 의미 있는 연결을 인식하는 경우 또는 경향)에 빗대 설명한다. 빗물을 맞은 프린트 속 권양래의 얼굴이 악마처럼 보인다던가, 의식을 잃은 권양래의 처분을 고민할 때 앞산이 예수의 얼굴처럼 보이는 식이다. 

 

연 감독은 “누구나 그런 경험을 해봤을 거다. 인간의 문화나 역사가 발전해 온 가장 큰 원동력이 추론력이라고 본다. 그 추론력의 음지의 영역이 아포페니아인 거다. 사실 나도 그런 실수를 항상 한다. 무언가를 추론하고 그 추론이 잘못됐다는 걸 깨닫기도 하지만 깨닫지 못하는 순간이 더 많다. 그렇기 때문에 관심을 많이 가졌던 것 같다”라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로마(2018)로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이그제큐티브(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쿠아론 감독의 러브콜로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됐다. 연 감독은 “감독의 비전을 중요시 하는 분이었다. 기획 단계와 편집, 예고편 하나가 나갈 때에서도 어떻게 하면 제가 최초 기획했던 방식이 전달될 수 있을까 의견을 주셨다”고 고마움을 나타내고, “특히 후반부 롱테이크 신이 좋았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폐호텔에서의 5분 30초 롱테이크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다. 핸드폰으로 촬영한 리허설 영상을 공유하고, 하루 종일 반복 촬영하며 완성한 장면. “카메라 워크와 배우의 연기가 절정에 닿은 지점이 현재 영화에 들어간 장면”이라는 설명에는 이 작품이 품은 공들임이 고스란히 담겼다.

 

믿음은 어디서 오는가. 연상호 감독은 계시록을 통해 다시 한 번 관객에게 되묻는다.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지금. 과연 ‘그 계시’는 누구의 것이었을까. 답은 오롯이 관객의 시선 속에 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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