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었던 뒷문이 흔들린다. 2025시즌 KBO리그가 개막하자마자 각 팀의 마무리와 셋업맨이 잇달아 무너지며 예측불가의 승부가 속출하고 있다.
삼자범퇴는 언감생심이다. 일종의 적신호가 켜졌다. 후반 운영의 핵심 축인 필승조가 흔들리면 팀 전체 구상도 흐트러지기 마련이다.
KT의 마무리 박영현도 그중 한 명이다. 2023년 프로 데뷔 후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지난해부터 클로저를 맡고 있다. 올 시즌은 한화와의 개막 시리즈부터 동점 홈런을 허용,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이후 두산과 롯데를 상대로 연이어 세이브를 수확했지만, 투구 내용은 여전히 아슬아슬하다. 4경기 동안 6피안타 2피홈런 평균자책점 5.06(5⅓이닝 3자책)을 남겼고,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2.06, 피안타율은 0.316이다.

디펜딩 챔피언 KIA는 조상우 합류 효과를 아직까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키움서 국가대표 철벽으로 거듭난 그는 KIA 트레이드 이적 후 마무리 정해영 앞을 책임지는 셋업맨을 맡았다. 매 등판이 힘겹다. 첫 4경기 등판 가운데 피안타율은 0.455, WHIP는 3.50에 달한다.
폼을 끌어올리는 과정이다. 조상우는 지난 30일 대전 한화전 멀티이닝 소화(1⅔이닝) 및 무실점을 기록,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팀 동료 좌완 곽도규 역시 반등투가 절실하다. 그 역시 올 시즌 4경기 등판, 평균자책점 27.00(1⅓이닝 4자책)에 머무르고 있다.

한화는 끝내 뒷문 보직을 재편성했을 정도다. 시즌 초반부터 마무리와 셋업이 동시에 흔들렸기 때문. 지난해부터 마무리로 거듭난 주현상은 3경기 6피안타 1피홈런 평균자책점 20.25(1⅓이닝 3자책)를 기록한 뒤 지난 27일 1군에서 말소된 바 있다. 마무리는 결국 3년 차 파이어볼러 김서현에게로 넘어갔다.
뿐만 아니라, 셋업맨 한승혁은 첫 3경기서 WHIP 2.57·피안타율 0.364에 그치는 등 역시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4번째 등판이었던 대전 KIA전에선 1이닝 삼자범퇴를 마크, 조금씩 회복하는 모양새다. 신구장서 2승1패 위닝시리즈로 기분 좋은 시작을 알린 독수리 군단이지만, 불펜 불안은 여전히 과제다.

베테랑 원종현(키움)도 반등이 필요하다. 3년 전 겨울 새 둥지를 틀었지만, 그간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달라진 모습을 다짐한 올 시즌, 힘든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3경기 등판서 11타자 상대 아웃카운트 6개(4자책·평균자책점 18.00)를 잡는 데 그쳤고, 블론세이브 하나에 홈런을 두 차례나 내줬다.
NC는 올 시즌 선발로 전환한 이용찬의 자리를 대신해 류진욱을 마무리로 낙점했다. 성장통을 크게 겪고 있다. 세이브 하나를 올리긴 했으나, 매 등판 실점을 허용하고 있다. 3경기 3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12.00(4자책)에 머물렀다. WHIP 2.00, 피안타율 0.385도 마무리에겐 어울리지 않는 수치다.
시즌은 이제 막 시작됐지만, 대다수 사령탑은 초반 흐름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분위기를 빠르게 틀어쥐어야 정규리그 장기 레이스를 수월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뜻이다. 뒷문이 흔들리면 1년 농사에도 지장을 준다. 불안에 휩싸인 각 팀의 필승조가 얼마나 빨리 안정을 찾느냐가 한 시즌 성패를 가를 열쇠가 될 전망이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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