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준성(수성방통고, 세계36위)이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30일 대회 마지막 경기로 치러진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프랑스의 복병 티보 포르레(프랑스, 세계54위)를 꺾었다. 치열한 풀-게임접전을 극복했다. 6일간 치열한 경쟁을 이어온 ‘WTT 스타 컨텐더 첸나이 2025’ 국제탁구대회를 오준성이 가장 높은 자리에서 마쳤다.
팽팽한 접전이었다. 장신 티보 포르레의 강한 백핸드에 자주 실점하며 첫 게임을 내주고 출발했지만 오준성이 빠르게 상대 구질에 적응했다. 2, 3게임은 오준성이 주도했다. 매서운 리시브를 바탕으로 박자를 흔들었다. 하지만 이어진 4, 5게임에서 다시 역전을 허용했다. 티보 포르레의 ‘닥공’에 말렸다. 절체절명의 순간 오준성이 다시 흐름을 되찾았다. 특유의 안정적인 디펜스에 역습이 먹혀들자 상대 범실이 잦아졌다. 결국 마지막 7게임까지 가서야 승부가 났다. 초반 빠르게 점수 차를 벌린 오준성이 최종 승자가 됐다. 4대 3(9-11, 11-7, 11-3, 9-11, 6-11, 11-4, 11-7)! 오준성의 생애 첫 WTT 시리즈 우승이 극적인 스코어로 완성됐다.

오준성은 이번 대회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32강전 찬 발드윈(홍콩, 세계83위)을 3대 1(11-9, 11-7, 6-11, 14-12), 16강전 오마 아싸르(이집트, 세계19위)를 3대 1(11-13, 11-8, 11-4, 11-4), 8강전 토미슬라브 푸카르(크로아티아, 세계42위)를 역시 3대 1(12-10, 7-11, 13-11, 11-4)로 꺾었다. 토미슬라브 푸카르는 16강전에서 이번 대회 1번 시드 하리모토 토모카즈(일본, 세계3위)를 이긴 강자였지만 오준성이 더 강했다. 그리고 4강전에서 프랑스의 신예 플라비엔 코통(16, 세계106위)을 3대 0(11-4, 12-10, 11-7)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으며, 최종전에서 풀-게임승부의 고비를 넘어 마침내 우승 마침표를 찍었다.
2006년생 오준성은 한국대표팀 막내지만 이미 한국 챔피언이다. 2023년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남자단식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고, 2024년 종별선수권, 대통령기 등도 모두 우승했다. 국가대표로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2023년 평창, 2024년 아스타나 아시아선수권 등에서 활약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열린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남자단식 8강전에서 당대 최강자 왕추친(중국)을 꺾고 4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아시아선수권에서의 맹활약 이후 이번 대회 우승으로 다시 한 번 국제무대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했다.

특히 오준성은 이전 소속팀과 계약을 연장하는 대신 홀로서기를 시도 중이기도 하다. 현재 그의 이름에 따라붙는 소속이 일선 실업팀이 아닌 학적을 두고 있는 수성방통고로 표기되는 이유다. 아버지 오상은 감독 역시 팀을 떠나 남자국가대표팀 전임 사령탑을 맡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고, 아들 오준성은 올해 초부터 소속팀 없이 떠돌며 훈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회 우승은 그와 같은 역경을 딛고 일궈낸 성적이어서 더 무거운 의미가 있다. 이어지는 챔피언스,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도전 등에도 보다 특별한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
오준성의 남자단식 우승과 더불어 WTT 스타 컨텐더 첸나이 2025 국제탁구대회도 모든 막을 내렸다. 한국 대표팀은 오준성의 남자단식 외에 임종훈-안재현 조의 남자복식, 임종훈-신유빈 조의 혼합복식까지 세 종목을 우승했다. 여자복식 신유빈-유한나 조의 준우승과 여자단식 신유빈(대한항공), 김나영(포스코인터내셔널)의 3위까지 모든 출전 종목에서 성과를 올렸다. 이번 대회는 오상은·석은미 남녀 사령탑 체제 하에서 대표팀이 공식 파견된 첫 번째 국제대회라는 점에서도 주목 받았다. 대표팀이 첫 공식 대회에서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25일부터 30일까지 인도 첸나이에서 치러진 이 대회는 국제탁구연맹(ITTF) 국제대회 기구 WTT가 주최한 프로투어 시리즈다. 컨텐더보다 상위 레벨 대회로 최강 중국이 불참했지만 유럽, 일본 등에서 강자들이 두루 출전해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자랑했다. 이번 대회 남자단식 우승자 오준성과 여자단식 우승자 하리모토 미와에게는 10,000달러의 상금과 600점의 세계랭킹 포인트가 주어진다. 컨텐더 시리즈 개인 첫 우승을 넘어 세계랭킹을 수직 상승시킬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는 것도 오준성에게는 더욱 각별한 성과로 남았다.
오준성은 바로 이어지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WTT가 한국 인천에서 1일부터 6일까지 개최하는 챔피언스가 그 무대다. WTT 챔피언스는 세계랭킹 상위 32강이 남녀 개인단식만 벌이는 이벤트다. 한국선수들은 남자단식 장우진(세아), 안재현(한국거래소), 오준성(수성방통고), 이상수(삼성생명), 임종훈(한국거래소), 여자단식 신유빈(대한항공), 서효원(한국마사회), 주천희(삼성생명), 이은혜(대한항공), 김나영(포스코인터내셔널) 등 남녀 각 5명이 도전한다. 첸나이에서 기분 좋은 자신감을 더한 선수들이 인천에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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