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그룹 뉴진스(NJZ)가 잠정적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홍콩 아시아월드-엑스포에서 23일 열린 홍콩 컴플렉스콘 부대 행사 컴플렉스 라이브에 헤드라이너로 오른 뉴진스는 이날 무대를 마친 뒤 “법원의 결정을 존중해서 잠시 모든 활동을 멈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뉴진스 멤버들은 마지막 무대를 마친 뒤 미리 준비한 편지를 읽으며 이같이 전했다. 하니와 다니엘이 영어로 먼저 말하면, 민지·해린·혜인이 한국어로 이를 통역했다.
해린은 “오늘 무대가 당분간 마지막 공연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저희에게 꼭 필요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어도어와의 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금 분명히 했다. 민지는 “저희가 선택한 방향이 쉽지만은 않을 거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시작했다”며 “저희가 믿는 가치, 그리고 서로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낸 것이고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혜인은 “어떤 분들은 ‘그냥 참고 남았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이건 저희 스스로를 지키는 일이고 그래야만 더 단단해져서 돌아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혜인은 “정신적으로 솔직히 많이 지치고 힘들었다”면서도 “보내주신 큰 사랑과 응원 덕분에 힘이 난다”며 눈물을 보였다. 멤버들은 “끝이 아니고, 반드시 돌아오겠다”며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뉴진스는 팀명을 뉴진즈(NJZ)로 바꾸고 소속사 없이 독자 활동을 하려 했다. 기존 뉴진스(NewJeans)에서 끝 글자만 알파벳 s에서 z로 바꾼 것이다. X(옛 트위터), 유튜브, 틱톡 등 새로운 SNS 계정도 신설했다. 뉴진스 상표권이 소속사 어도어에 있기 때문이다. 키프리스(KIPRIS) 지식재산정보 검색서비스에 따르면 뉴진스 멤버들은 지난달 6일 비의료용 화장품, 세면용품, 굿즈 판매, 광고업 등 총 10개 부문에서 NJZ 상표권도 출원했다. 김민지, 팜헌응옥, 마쉬 다니엘, 강해린, 이혜인 등 멤버들 본명으로 상표를 등록하기 위한 절차도 법무법인을 통해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심사 대기 상태다.
이에 소속사 어도어는 법원에 멤버들이 소속사 동의 없이 NJZ 이름으로 상업적인 활동을 하는 걸 막는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에 의해 21일 전부 인용 결정을 받았다. 법원 결정에 따라 본안 소송 판결이 날 때까지 어도어 승인 없이는 공연, 방송 출연, 광고 등 상업적 활동을 할 수 없게 된 것. 그런데 이틀 만에 뉴진스가 법원 결정에 배치되는 행보를 보여 가요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컴플렉스콘은 NJZ로서 처음 서는 무대로, 신곡 공개가 예정된 공연이었다. 뉴진스 멤버들은 예정대로 미공개곡 피트 스톱(PIT STOP) 무대를 선보이고, NJZ 상표를 활용한 굿즈들을 판매했다. 또 뉴진스의 히트곡이 아닌 커버곡으로만 50분을 채웠다. NJZ라는 그룹명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무대에서 멤버 개개인의 이름으로 소개하며 그룹명 언급은 피했다. 하지만 신곡 무대를 공개하며 배경 영상에는 NJZ 문구를 적고, 공연 직전 주최 측의 출연진 소개에도 수차례 해당 팀명이 쓰였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컴플렉스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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