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비가 잘 되고 있다는데, 의의를!”
우완 문동주(한화)가 조금씩 속도를 높인다. 14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롯데와의 ‘2KBO 시범경기’에 등판했다. 선발투수 엄상백의 뒤를 이어 6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2이닝 동안 무실점을 마크했다. 피안타와 사사구는 한 개도 없었던 반면, 삼진은 3개 뺏어냈다. 총 투구 수는 28개. 직구를 비롯해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 다양한 구종을 점검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포수 미트에 강하게 꽂히는 직구는 관중석을 환호케 했다. 최고 구속은 159㎞(평균 155㎞).
올해 두 번째 실전이다. 지난 11일 SSG와의 시범경기에도 나선 바 있다. 당시엔 1이닝 19개의 공을 던졌다. 오랜만에 치르는 실전경기임에도 직구 최고 구속이 159㎞(구단 트랙맥 기준 159.7㎞)까지 찍히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이닝, 개수 모두 조금씩 늘려가는 모습이다. 한화 벤치는 7회 말 2아웃 상황서 문동주에게 의사를 물었다. 24개를 던진 시점이었다. 이닝 끝까지 책임졌다. 4번 타자 빅터 레이예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피칭을 마무리했다.

우려 대신 기대를 채운다. 일찌감치 큰 주목을 받았다. 2022년 1차 지명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이듬해 각종 신인왕을 휩쓴 것은 물론,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아시아 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등 국제대회서도 맹활약했다.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검은 그림자가 있었으니, 부상 악재다. 지난 시즌에도 어깨 피로로 조금 일찍 시즌을 마쳐야 했다. 올 시즌도 출발이 조금 늦다. 다행히 통증은 거의 없어졌다. 선발로서의 체력과 힘을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차근차근 발걸음을 옮긴다. 시범경기 동안 한 차례 더 등판(18일 삼성전)할 예정이다. 문동주는 경기 후 “첫 멀티이닝을 소화했는데 준비가 잘 되고 있는 것 같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구속도 생각보다 잘 나오고 있다. 비시즌 기간부터 캠프까지 준비를 잘 한 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아직 경기 감각이 완벽하진 않은데, 이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 다음 등판부터는 스트라이크를 더 많이 던지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부산=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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