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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댕냥이 덕분에 사장님 됐죠” 펫산업 브랜드 ‘반려인 대표’ 눈길

입력 : 2025-02-25 16:58:45 수정 : 2025-02-25 16:5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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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준 로띠에 대표가 본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만든 펫 유모차에 탄 반려견 ‘코타로’를 바라보고 있다. 이 대표는 코타로 덕분에 펫 유모차 시장의 잠재성을 확인하고 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성준 대표 제공

 

반려동물산업박람회 ‘케이펫페어(K-PET FAIR)’가 지난 21~23일 경기 수원시의 수원메쎄에서 열렸다. 23일 올해 첫 케이펫페어를 방문한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의 눈에 띈 것은 반려인 대표가 이끄는 업체들이었다. 직접 돌보는 강아지 혹은 고양이 덕분에 새로운 사업 길을 찾을 수 있었다는 ‘반려인 겸 사장님’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 반려견 돌보며 펫 유모차 잠재성 확인

 

‘로띠에’는 펫 유모차 전문 브랜드로, 2017년 문을 열었다. 지금이야 펫 유모차가 사람 유모차보다 많다는 기사가 나올 정도로 대중화 됐지만 당시만 해도 반려동물이 유모차를 타는 건 거동이 어려운 노령견이 대부분이었다. 동시에 반려견 연령과 관계없이 하나의 이동수단으로서 펫 유모차를 활용하려는 반려인이 조금씩 생겨나는 시기였다. 이러한 니즈를 조기에 파악한 ‘국내 1세대’ 펫 유모차 브랜드가 그때 하나둘 론칭했다.

 

로띠에가 초기 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던 배경은 이성준 대표의 반려견 푸들 ‘코타로’ 덕분이었다. 원래 다른 분야의 사업을 하던 이 대표는 코타로를 만나 함께 생활하면서 반려동물산업, 특히 펫 유모차 시장의 잠재성을 알아봤다. 또 당시 일본 업체에서 완제품으로 수입되는 펫 유모차들이 국내 사정과는 맞지 않음을 실감하며 사업에 반영할 수 있었다.

 

이성준 로띠에 대표가 최근 수원서 열린 케이펫페어에서 펫 유모차를 알리고 있다. 박재림 기자
로띠에 펫 유모차에 탄 코타로. 이성준 대표 제공

 

이 대표는 회사의 디자이너, 마케터 등 핵심 직원도 반려인으로 뽑았다. 반려동물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회사의 반려인들은 각자 반려동물 동반 출근도 가능하다. 이 같은 환경 아래서 탄생한 로띠에의 펫 유모차 5종과 방석 등 관련 부가 상품 라인업은 세심한 디테일 면에서 특히 인기를 얻고 있다.

 

오는 5월 신제품 및 리뉴얼 상품 출시를 앞둔 가운데 이 대표는 “테스트 과정에서 코타로가 큰 역할을 했다”며 “반려동물들은 펫 유모차의 시트가 불편하면 앉지 않고 자꾸 일어난다. 코타로가 엉덩이를 딱 붙이고 앉는 편안한 시트로 준비했다”고 자부했다.

 

◆ 반려묘 위해 직접 만든 것이 최초의 펫 아이스크림으로

 

최두영 대표가 운영하는 ‘주베베’는 2017년 반려동물 산업체를 연결해주는 오토플랫폼 업체로 시작했지만 2020년부터 펫푸드 업체로 방향을 틀었다. 최 대표의 반려묘 ‘도도’의 지분이 컸다. 이중모(毛)라서 더위를 많이 타는 스코티시폴드 종인 도도를 위해 고양이 집사로서 직접 만들어 먹이던 아이스크림을 제품화 했다. 그렇게 국내 최초의 펫 젤라또 아이스크림 브랜드 ‘도러블’이 탄생했다. 배스킨라빈스로 유명한 SPC와 손잡고 제품을 유통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장모종이나 이중모인 강아지와 고양이는 여름철 더위를 심하게 탈 수 있다. 그런데 사람이 먹는 아이스크림에는 인공향, 유화제 등 들어가 반려동물 건강에 좋지 않다. 또 일반 우유에 든 유당을 반려동물은 소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배탈이 날 수 있다”며 “아이스크림 대신 얼음을 먹이는 경우도 있는데 그러다 이빨이 깨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펫페어의 주베베 부스에서 펫 아이스크림을 맛보고 있는 반려견들. 박재림 기자

 

도러블 아이스크림은 유당을 뺀 락토프리 우유와 무항생제 원유로 만든 요거트를 사용했고 유화제와 방부제 등은 뺐다. 딸기맛, 블루베리맛, 연어맛, 닭가슴살 맛이 있으며 반려견, 반려묘뿐 아니라 사람도 먹을 수 있다.

 

최 대표는 “도도를 포함한 우리 가족 모두가 즐기는 아이스크림”이라며 “올 여름에는 육류 알레르기가 있는 반려동물을 위한, 콩으로 만든 비건 아이스크림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펫페어에서 쥬베베는 비건 쿠키 간식도 적극 홍보했다.

 

◆ 무지개별 강아지 그리며 문 연 펫사진관

 

반려동물 전문 사진관 ‘봉구네 사진관’은 20년 경력의 포토그래퍼 임두암 대표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 ‘봉구’를 그리며 문을 연 스튜디오다. 2000년대 중반부터 사진사로 일한 임 대표는 2019년부터 직접 회사를 차릴 준비를 했다. 그 시기에 봉구를 보냈고 스튜디오 명칭에 소중한 강아지의 이름을 넣었다. 임 대표는 “포토그래퍼면서 정작 봉구의 사진은 많이 찍어주지 못한 게 마음에 남았다”고 했다.

 

케이펫페어의 봉구네사진관 부스. 박재림 기자
임두암 봉구네사진관 대표가 모시는 반려묘 보리와 땅콩이. 임두암 대표 제공

 

그 미안함과 그리움을 담아 반려동물 전문 사진관을 운영하며 정성을 다해 셔터를 누른다. 반려동물 프로필 사진은 물론 반려인과 함께 찍는 가족사진도 가능하다. 돌잔치, 생일 등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파노라마 콘셉트, 스페셜 액자 등 봉구네사진관만의 특성을 살려 반려가족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점차 회사 규모가 커져 현재 부산점, 대구점, 대전점 등 전국 8개 지점으로 반려동물들을 초대한다.

 

임 대표는 봉구를 보낸 뒤 고양이들을 가족으로 맞이했다. ‘보리’와 ‘땅콩이’다. 임 대표는 “보리와 땅콩이가 어릴 때는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성묘가 된 뒤로는 말을 안 들어서 촬영이 불가능하다”며 웃었다.

 

수원=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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