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믿어준 탬파베이, 월드시리즈 우승할 수 있도록!”
새 둥지에서 새롭게 출발한다. 내야수 김하성이 탬파베이 레이스행을 공식화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는 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유격수 김하성과 2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곧바로 화상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하성은 “탬파베이라는 좋은 팀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 나를 믿고 좋은 계약을 해준 구단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열심히 준비해서 팀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깜짝 계약이었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상호옵션을 거절, 시장에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비롯해 뉴욕 양키스, LA다저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등 복수의 구단들이 관심을 보였다. 부상 이슈로 협상 속도가 더딘 가운데 탬파베이가 틈을 노렸다. 에릭 니엔더 탬파베이 사장은 “우리는 김하성에게 일찍이 관심을 표했다. 몇 달에 걸쳐 재활과 회복에 대한 확신을 얻었고, 결국 영입했다. 이보다 더 기쁠 수 없다”고 말했다.

탬파베이는 스몰마켓 구단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김하성을 품기 위해 과감하게 배팅했다. 앞서 알려진 것처럼 1+1년 2900만 달러(약 423억원) 규모다. 올해 연봉은 1300만 달러로, 단숨에 팀 내 최고 연봉자가 됐다. 326타석부터는 타석 당 1만 달러씩 최대 200만 달러까지 성과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2026년은 옵트아웃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시행하지 않을 경우 연봉은 1600만 달러다. 2년 최대 3100만 달러. 구단 역사상 5번째로 큰 FA 계약이다.
기대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하성은 2021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에 손을 잡았다. 4년간 안정적인 수비와 힘 있는 타격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2023년 내셔널리그(NL)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까지 수상하며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니엔더 사장은 “지난 몇 년간 김하성을 지켜봤다면 다양한 방식으로 구단 승리에 기여하는, 재능 있는 선수를 확인했을 것이다. 재능만큼 인기도, 보는 재미도 엄청난 선수”라고 극찬했다.

변수는 있다. 일단 김하성의 몸 상태다. 지난해 8월 1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서 부상을 입었다. 투수 견제구에 1루로 귀루하다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 예상보다 부상 정도가 더 심했다. 10월 13일 수술대에 올랐다. 김하성이 탬파베이와 단기계약을 체결, 사실상 FA 재수를 택한 배경이기도 하다. 김하성은 “수술이 굉장히 잘됐다. 재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면서 “4월 말 또는 5월 초에는 복귀할 수 있을 것 같다. 최대한 빨리 경기에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홈구장 이슈도 적응해야할 부분이다. 탬파베이는 올 시즌 기존 사용하던 홈구장 트로피카나 필드 대신 양키스의 스프링캠프 훈련장인 플로리다주 탬파의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를 임시로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불어 닥친 허리케인 밀턴의 영향으로 기존 홈구장 지붕이 부서졌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MLB 규정이 있지 않나. (임시 구장 역시) 빅리거들이 뛰는 구장인 만큼 관리를 잘했을 거라 생각한다. 경기하는 데 큰 지장이 없을 듯하다”고 전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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