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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얼음, 뜨거운 심장이 녹인다.
아시아의 ‘겨울 스포츠축제’가 돌아온다. 다음달 7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제9회 동계 아시안게임(AG)’이 막을 올린다. 2025년 첫 대형 스포츠이벤트이기도 하다. 하얼빈 국제 컨벤션 전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14일까지 8일간 열전을 펼친다. 6개 종목의 11개 세부종목, 총 64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1년 앞둔 시점인 만큼 국제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리허설’ 무대가 될 듯하다.
동계 AG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주관한다. 1986년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1회 대회가 출발점이다. 특히 이번 대회는 2017년 삿포로 대회 이후 8년 만에 열리는 동계 AG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2021년 대회가 개최지 선전 난항과 더불어 전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되면서 꽤 오랜 시간 쉼표를 그리게 됐다. 중국에서 동계 AG가 열리는 것은 1996년 하얼빈, 2007년 창춘 대회에 이어 이번에 역대 3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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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슬로건은 ‘Dream of Winter, Love among Asia’(겨울의 꿈, 아시아의 사랑)이다. 마스코트는 백두산 호랑이 빈빈(수컷)과 니니(암컷)다. 지난해 9월 하얼빈시에 호랑이 보호 목적으로 조성된 동북호림원에서 태어난 새끼호랑이 2마리를 모티브로 했다. 엠블럼은 쇼트트랙 선수가 질주하는 모습에 라일락꽃과 리본 이미지를 혼합해 디자인했다. 초월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전체적인 선의 구조는 9번째 대회를 의미하는 한자 九(구)를 변형한 듯한 모습이다.
한국은 동계 스포츠 강국다운 퍼포먼스를 펼치겠다는 각오다. 직전 대회였던 2017년 삿포로 대회에선 금메달 16개와 은메달 18개, 동메달 16개를 획득했다. 일본(금 27개·은 21개·동 26개)에 이어 종합 2위에 올랐다. 역대 최고 순위. 1999 강원, 2003 아오모리 대회에서도 2위를 마크한 바 있다. 메달 합계에서도 50개로,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에서 작성했던 38개를 훨씬 뛰어넘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종합순위 2위를 목표로 잡았다. 일본, 중국 등과 경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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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의를 다진다. 한국은 선수단 226명(선수 150명, 경기 임원 52명, 본부 임원 24명)을 파견한다. 6개 전 종목서 메달 사냥을 꾀한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대목은 역시 한국이 자랑하는 쇼트트랙이다. 역대 동계 AG서 가장 많은 34개의 금메달을 품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선 ‘신(新) 빙속여제’ 김민선(의정부시청), 피겨스케이팅에선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고려대)을 주목할 만하다. 설원에선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이채운(수리고) 등이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본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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