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악화로 동료 배우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겼던 배우 이순재가 최고령 대상 수상자로 호명돼 무대에 올랐다.
11일 방송된 ‘2024 KBS 연기대상’에서는 드라마 ‘개소리’로 활약한 이순재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순재는 지난해 10월 담당 의사로부터 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고 연극 ‘고도를 기다리를 기다리며’에서 하차한 뒤 건강 회복에 전념해왔다.
동료 배우 및 대중의 염려를 샀던 그는 이날 무대에 오르면서 오랜만에 인사를 건넸다. 연우, 아리(소피 역)와 함께 베스트커플상을 받고, 마지막 영예의 대상까지 수상했다.
동료 배우들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 오른 이순재는 역사상 최초로 개와 베스트커플상을 받은 소감에 대해 “요즘 한국 가정에 2/3는 개와 사람이 커플이더라. 상당히 익숙해진 관계 아닌가 생각하는데 드라마로는 처음이다. 외화에서 두어번 본 적 있는데 ‘저것도 소재가 되겠다’ 했는데 소피는 전적으로 주연을 했다. 이 친구들 역량이 없었으면 내가 짖을 뻔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여기 참여한 모든 배우들이 ‘이색적 작품이라 뭔가 해보자’했다. 이색 작품을 어떻게 재밌게 해서 시청자들에게 재밌게 보여줄까라는 시도로 힘을 합친 거다. 이 작품엔 주연 조연이 없다. 한파트 한파트 전부 주연”이라며 수상의 영광을 드라마에 참여한 모두와 나눴다.
역대 최고령 수상자로 대상까지 품에 안았다.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 오른 이순재에게는 뜨거운 박수 세례를 받았다.
그는 “‘언젠가 기회가 오겠지’하고 늘 준비하고 있었다. KBS가 대한민국 방송의 역사를 시작한게 1961년도 12월 31일이다. 제 첫 작품은 ‘나도 인간이 되련다’다. 쭉 KBS에서 활동하다가 TBC가 전속계약한다고 해서 건너갔다. 그리고 80년도에 다시 돌아왔다. 그 뒤로 KBS와 인연이 계속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늘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 받게 됐다. 제가 이 말씀 덧붙이는 이유는 그동안 대상 하게 되면 이순신 장군, 역사적 인물. 최수종씨도 4번 씩 받았다. 줄수있다. 얼마든 중복해서 줄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60세가 넘으면 전부 공로상이다. 60 넘어도 잘 하면 상 주는거다. 공로상이 아니다. 연기를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조건으로 평가하면 안된다”고 일침했다.
대상이 개인의 상이 아니라는 점을 짚었다. 이순재는 “드라마 개소리에는 소피를 비롯해 수많은 개가 나온다. 그 애들도 한 몫 다했다”며 “거제까지 4시간 반이 걸린다. 이걸 20회 이상 왔다갔다 하면서 찍은 드라마다. 이 자리 빌려 양해 구하고 싶은 건 감사할 학생이 있다. 제가 아직까지도 우리 총장님이 배려해줘서 교수로 13년째 근무 중이다. 학생들 하나하나 다 구체적으로 지도한다. 작품 정해 한학기 동안 연습해 기말에 발표하는데 도저히 시간이 안 맞아 ‘교수 자격 없다’고 하니까 ‘걱정마시라. 모처럼 드라마 하시는데 잘하세요. 가르쳐주신 대로 만들어내겠다’고 하더라. 눈물이 나왔다. 그 학생들을 믿고 최선을 다해소 오늘의 결과가 왔다.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마지막으로 “늦은 시간까지 와서 격려해주신 시청자분들, 집에서 보고 계실 시청자분들 평생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의 따뜻한 소감에 객석에서 보고 있던 배우들은 함께 눈물을 훔치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한편 이날 연기대상은 본래 지난해 12월 31일 생방송 예정이었으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한 국가 애도 기간 지정으로 녹화 방송으로 대체됐다.
[2024 KBS 연기대상 수상자(작) 리스트]
▲대상 : 이순재(개소리)
▲최우수상(여자) : 박지영(다리미 패밀리), 임수향(미녀와 순정남)
▲최우수상(남자) : 김정현(다리미 패밀리), 지현우(미녀와 순정남)
▲우수상 미니시리즈(여자) : 연우(개소리), 한지현(페이스미)
▲우수상 미니시리즈(남자) : 박지훈(환상연가)
▲우수상 장편드라마(여자) : 금새록(다리미 패밀리)
▲우수상 장편드라마(남자) : 신현준(다리미 패밀리)
▲베스트커플상 : 지현우 임수향(미녀와 순정남), 김정현 금새록(다리미 패밀리), 백성현 함은정(수지맞은 우리), 박지영 신현준 김혜은(다리미 패밀리), 연우 아리(소피 역) 이순재(개소리)
▲인기상 : 김명수(함부로 대해줘), 금새록(다리미 패밀리)
▲우수상 일일드라마(여자) : 함은정(수지맞은 우리), 박하나(결혼하자 맹꽁아!)
▲우수상 일일드라마(남자) : 백성현(수지맞은 우리), 오창석(피도 눈물도 없이)
▲조연상(여자) : 윤유선(미녀와 순정남)
▲조연상(남자) : 최태준(다리미 패밀리), 김용건(개소리)
▲작가상 : 서숙향(다리미 패밀리)
▲드라마스페셜상(여자) : 오예주(발바닥이 뜨거워서)
▲드라마스페셜상(남자) : 남다름(사관은 논한다)
▲신인상(여자) : 홍예지(환상연가), 한수아(미녀와 순정남)
▲신인상(남자) : 서범준(멱살 한번 잡힙시다), 박상남(결혼하자 맹꽁아!)
▲청소년연기상(여자) :이설아(미녀와 순정남)
▲청소년연기상(남자) : 문성현(미녀와 순정남)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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