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뱀의 해’가 밝았다. 뱀은 지혜와 결단력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그 어떤 위기에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유연함을 갖춘 덕분이다.
프로야구 KT에도 새 도전을 앞둔 뱀띠 스타들이 있다. 주인공은 2001년생 듀오 소형준과 오원석이다. 올 시즌 선발진 생존을 정조준한다. 두 선수 모두 “2025년을 나의 해로 만들겠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우완 소형준은 2020년 신인왕 출신이다. 입단 첫해 13승6패 평균자책점 3.86(133이닝 57자책) 기록을 올렸다. 그 뒤 줄곧 안정적인 제구와 강인한 멘탈을 앞세워 마법사 군단의 선발진 한 축을 맡아 큰 주목을 받았다.
예기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2년 전 토미존 수술(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절치부심으로 재활, 지난해 9월 1군 복귀에 성공했다. 건강한 소형준의 공은 위력적임을 증명했다. 정규리그서 6경기 평균자책점 3.24(8⅓이닝 3자책), 포스트시즌(PS)은 3경기 평균자책점 2.25(4이닝 1자책) 성적을 냈다.
선발 투수로 돌아온다. 소형준은 “올 시즌 가장 큰 목표는 아프지 않고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것”이라고 우선 순위를 정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간다. 그는 “팀의 승리에 공헌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팀이 많이 이겨서 V2 우승까지 달성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팀 동료가 된 동갑내기 친구 오원석 역시 선발진 진입을 노린다. 지난 시즌 종료 후 1대1 트레이드(↔우완 김민)를 통해 SSG서 KT로 이적했다.
좌완 선발 기근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KBO리그서 돋보이는 기대주다. 어린 나이에 풍부한 선발 경험을 쌓았다. 지난 5시즌 동안 129경기에 등판해 27승34패 평균자책점 5.13(530이닝 302자책)을 기록했다. 그중 선발로만 98차례 마운드에 올랐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새해를 마주한다. 이에 오원석은 “감회가 새롭다”고 운을 뗀 뒤 “뱀의 해가 온 만큼 좋은 기운을 얻고 싶다”고 간절함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소형준과 같은 꿈을 꾸고 있다. 바로 한국시리즈(KS) 정상이다. 그는 “KT의 6시즌 연속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고, 또 KS 우승을 달성하기까지 팀의 좌완 선발로서 보탬이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재도약과 도전의 해로 삼고자 한다. 부상 복귀, 이적 등 계기는 다르지만, 둘이 바라보고 있는 목표는 동일하다. 선발진 생존 및 완주다. KT 또한 이 둘의 안착을 기대한다. 윌리엄 쿠에바스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고영표 셋에 더해 한층 더 강력한 선발진을 갖추게 된 상황이다. 소형준, 오원석이 뱀띠의 해를 발판 삼아 더 큰 도약을 일궈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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