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투어스(TWS)가 30년의 세월을 관통한 ‘청춘의 감수성’을 그대로 흡수했다. 서태지와 아이들, 투어스 각자의 DNA를 담아 재해석한 ‘마지막 축제’로 데뷔 첫해의 뭉클한 피날레를 장식한다.
지난 25일 공개된 투어스의 신곡 ‘마지막 축제’는 1993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부른 동명의 히트곡의 스토리를 이어받아 재탄생한 곡이다. 서태지의 ‘K팝 DNA’ 원형을 보존하면서도 자신들만의 사운드 색깔을 구축했다. 원곡 가사 일부의 샘플링과 스토리 얼개를 차용했지만, 사운드와 멜로디를 원곡과 완전히 다르게 해석해내며 투어스만의 색을 구현해냈다.
투어스는 앞서 곡을 소개하며 “두 곡이 공통점은 마지막이라 슬프지만, 너무 슬프지만은 않게 표현한 점”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30여 년이 지났지만, 곡에 담긴 메시지는 같다. 친구를 향한 솔직하고 애정이 어린 마음과 작별의 슬픔 마음을 뒤로한 채 다음을 기약하는 풋풋한 감성이 공감대를 이끈다.
데뷔 이후 이어온 청량한 감성에 곡의 분위기를 배가할 수 있는 사운드를 접목해 새로운 매력의 신곡을 만들어냈다. 도입부는 원곡과 동일한 폭죽 소리가 사용된다. 경쾌한 아프로비트 리듬 위에 몽환적인 신스 사운드는 90년대와는 또 다른 신선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낸다.
투어스의 새로운 도전에 전문가들의 호평도 잇따랐다. 전원 2000년대 생으로 구성된 투어스가 90년대 곡의 모티프를 가지고 발표한 만큼 ‘원곡을 완전히 다르게 재해석한 새로운 사운드’라는 평가다.
황선업 대중음악평론가는 “기본적으로 의식하고 듣지 않으면 완전히 다른 곡처럼 느껴진다”며 “다만 노래가 그려내고 있는 정서와 풍경이 서태지와 아이들의 ‘마지막 축제’를 떠올리고 들었을 때 너무나 닮아있다는 사실에 다시금 놀라게 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한 “K-팝 유산을 거슬러 아이돌 팝의 시작점을 되돌아보고, 이를 응용한 음악적 시도”라며 “‘재해석’이라는 틀 안에서 투어스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구축함과 동시에 그 안에서 언제나 통용되는 감수성을 세밀하고도 정겹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노래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바라봤다.
영국 음악 전문 매거진 NME에서는 별점 5개 만점 중 4개를 부여했다. 애비 웹스터 NME 기자는 “TWS의 재해석 버전은 가볍게 끓어오르는 아프로비트 리듬과 애수 어린 악기 사운드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밝은 재즈나 뉴 잭 스윙 분위기 대신 쓰여 노스탤지어적인 분위기를 낸다. 원곡보다 더 가슴에 다가온다”고 언급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도 새롭게 탄생한 ‘마지막 축제’에 호평을 내놨다. “서사만을 따왔을 뿐 완전히 다른 곡”이라며 “TWS의 싱글은 아프로비츠의 리듬을 기반으로 한 일렉트로닉 장르의 곡으로, 세계적인 DJ의 프레드 어게인 스타일이 강하게 묻어나는 서정적인 느낌이 있다. K-팝 팬덤을 향한 (서태지 원곡의) 팬덤송 서사를 기반으로 ‘첫 만남’부터 이어온 TWS의 세련된 ‘청량 사운드’를 결산하는 곡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투어스의 2024년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연말 분위기에 딱 맞는 앨범이다. ‘첫 만남’으로 가요계에 등장해 여름방학에 돈독해진 우정을 그린 ‘내가 S면 넌 나의 N이 되어줘’, 졸업을 앞둔 청춘의 감정을 풀어낸 ‘마지막 축제’까지 세 앨범에 담긴 유기성과 완결된 서사도 주목할 만하다.
한 해 동안 ‘보이후드 팝’이라는 독자적인 장르를 구축한 투어스는 자연스럽고 친근한 음악적 화법으로 소년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풋풋한 노랫말과 톡톡 터지는 음률, 직관적인 퍼포먼스로 대표되는 음악으로 인기를 높였다. ‘마지막 축제’까지 이들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져간다.
타이틀곡 ‘마지막 축제’를 필두로 한 투어스의 첫 싱글 ‘라스트 벨’은 발매 첫날 33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전작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졸업’으로 완벽한 한 해를 마무리한 투어스가 앞으로 보여줄 성장 서사에도 기대가 모인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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