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힘드네요. 그래도 마음을 많이 다잡고 있습니다.” 경기 전 이시준 감독대행이 한 말이다.
1승을 추가하기 위해 몸을 던진 결과다.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은 20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KB국민은행과의 홈경기에서 64-58로 승리했다. 신한은행은 시즌 2승째를 마크하며 최하위를 유지했다. KB는 4승 4패로 3위에 머물렀다.
1승, 1승이 참 어렵다. 신한은행은 어느 때보다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 7일 신한은행을 이끌던 구나단 감독이 건강상의 문제로 사임했다. 대신 이시준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았다. 모두가 구 전 감독의 상황을 알기에 이를 꽉 깨물고 뛰지만, 승리는 참 쉽지 않다. 신한은행은 개막 3연패에 놓여있다가 이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날 삼성생명을 물리치며 첫 승을 따냈다. 당시 경기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다시 한번 그때의 기쁨, 감동을 노렸다. 구 감독이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을 테니. 이 감독대행도 이를 다시 꽉 깨물었다. 경기 전 만난 그는 “정말 힘드네요. 좋은 상황에서 팀을 맡은 것도 아니고, 감독님이 아프신 것도 마음이 아프고, 팀 상황도 마음이 아파요. 사실 한 일주일 정도를 어떻게 보냈는지 잘 기억 안 날 정도로 정신없이 흘러가고 있네요. 그래도 제가 정신 차려야 해요. 선수들이 오프시즌에 흘린 땀을 헛되게 만들 순 없으니까요. 마음을 많이 다잡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대행의 노력과 다짐에 선수단이 보답했다. 최이샘이 부상에서 복귀했고,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두나는 빠른 스피드로 상대의 골밑을 두드렸다. 화룡점정은 김진영이 찍었다. 올 시즌 최다 득점이자 시즌 첫 더블더블(22점 10리바운드)을 기록했다. KB 나가타 모에의 활약에 고전하기도 했으나, 신한은행은 공을 향해 몸을 날리며 공격권을 가져왔고, 상대의 공도 뺏어내는 투지를 발휘했다. 리바운드 싸움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전투적으로 싸웠다.
신한은행은 2쿼터 막판 직전까지 근소하게 리드를 유지했으나, KB의 반격에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러나 무너지지 않았다. 39-40으로 마주한 4쿼터에 반전을 만들었다. 김진영, 최이샘(9점 13리바운드), 신지현(14점 5리바운드 7어시스트), 이두나(8점 3리바운드) 등 골고루 활약한 결과다. 결국 치열한 접전 끝에 신지현이 연속 6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매조지었다. 시즌 두 번째 승리를 맞이한 신한은행은 뜨거운 기쁨의 포옹을 나눴다.
인천=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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