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옹성을 자랑하던 ‘DB 산성’이 무너지고 있다.
프로농구 DB가 거듭된 부진으로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하위로 곤두박질쳤다. 5일 현재 1승6패(승률 0.143)로 삼성과 나란히 가장 낮은 승률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달 19일 삼성과 맞선 개막전(88-83) 이후 6경기 내내 승리가 없다. SK, 한국가스공사, 정관장, KCC, KT, 소노 등을 만나 모두 패했다. 4일 홈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소노전은 1, 2쿼터 우위(34-31)를 점하고도, 후반부 역전을 허용하면서 최종 스코어 64-79로 졌다. DB의 6연패는 618일 만이다.
공수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4일 경기 종료 시점, DB의 평균 득점(70.6점)은 9위, 평균 실점(79.4점)은 8위다. 6연패 기간만 놓고 보면 득점의 경우 67.7점으로 최하위에 해당한다. 믿었던 외인 치나누 오누아쿠의 부진이 뼈아프다. 앞서 KBL 컵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지만, 정규리그에선 그 기세를 못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턴오버가 너무 많다. 7경기를 치르는 동안 평균 4.1개를 범했다. 불안정한 멘탈 문제도 도마 위에 거듭 오르고 있다.
벤치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지난달 24일 김주성 감독이 한국가스공사전 작전타임 도중 필리핀 출신 아시아쿼터 선수 이선 알바노를 향해 거친 언행을 보였다. 해당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고, 김 감독은 선수뿐만 아니라 팬들에게 공개 사과를 해야 했다.
충격 요법마저 통하지 않았다. DB는 4연패 기간 중 한상민 수석코치를 경질하면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그럼에도 연패를 끊지 못했다. KT(78-80), 소노에 내리 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핵심자원 김종규는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하락세를 끊어내는 것이 시급한 시점. 아쉽게도 DB를 둘러싼 상황은 여전히 어둡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답지 않은 행보다. 개막 전초전인 컵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10개 구단 사령탑과 대표선수가 한자리에 모인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우승후보(4표·최다)로 주목받은 배경이다. 그랬던 DB가 충격의 부진에 헤매고 있다. 아직은 시즌 초 1라운드지만 반등의 실마리를 하루빨리 찾아야 한다. 전환점이 필요한 가운데, 오는 8일 울산 원정길에 올라 현대모비스 상대로 연패 탈출에 나선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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