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개봉한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김민수 감독)는 수사는 본업, 뒷돈은 부업인 두 형사가 인생 역전을 위해 완전 범죄를 꿈꾸며 더러운 돈에 손을 댄 후 계획에 없던 사고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정우는 불법업소의 뒤를 봐주는 형사 명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제가 그동안 감정을 폭발하는 연기를 많이 하지 않았나, 명득은 큰소리를 내고 싶어도 상황 때문에 분출을 못 한다”며 “촬영 당시, 정우라는 인간이 아주 힘든 시간을 겪고 있었다. 그 힘듦이 명득과 잘 어우러져서 다행이다. 제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짠하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때의 정우를 보면 짠하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그런 감정,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기“라고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궁금했다. 2018년도는 대한민국의 모든 드라마와 영화 시나리오가 정우에게 들어올 때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2013) 쓰레기 역 이후 캐스팅 1순위 자리를 놓치지 않던 시기였다.
‘캐스팅 1순위’라는 말에 특유의 너털웃음을 짓는다. 정우는 양손을 저으며 “불안했다. 점점 더 불안함이 커졌던 것 같다. 작품의 흥행과는 별개였다. ‘흥행 다음은 무엇인가’부터 고민이 한도 끝도 없었다”며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현재를 살아야겠다 싶었다. 배우라는 꿈을 이뤘는데 왜 ‘행복하게 일을 하고 있지 않지?’ 반문하게 됐다.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욕망이 나를 집어삼켰던 시기였다”고 털어놓았다.
정우는 2년을 쉬면서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금은 선배 이병헌이 대표로 있는 소속사(BH엔터테인먼트)에 들어왔다. 정우는 “소속사 대표님, 관계자분들과 작품 상의도 하고, 차기작도 심사숙고하고 있다. 비슷한 고민을 했던 분들도 있어서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대화가 많았다. 이젠 경주마 상태”라며 “저를 일으킨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지금부터 보여드리는 작품은 기존에 보여드렸던 작품, 캐릭터와 다를 것이다. 다른 느낌의 정우를 기대해달라”고 밝게 웃는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