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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현의 톡톡톡] 뇌를 깨우는 일

입력 : 2024-09-04 05:22:03 수정 : 2024-09-04 05: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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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운동장에서 보던 표어,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Sound body, sound soul)”는 제가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습니다. 건전한 정신을 위해 우리는 학교에서 도덕 시간을 비롯해서 선생님들로부터 가르침을 받긴 하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과목은 국·영·수였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교에서는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를 해야지, 건강한 육체를 위해 운동장에서 하는 체육 활동은 공부를 방해하는 행동으로 간주했었거든요. 오죽하면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체육수업도 빼서 다른 수업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저 표어는 저의 나머지 인생에서 가장 믿고 따르는 말이 되었습니다.

 

저희 아버님께서 하늘나라로 가신지도 어느새 십년이 지났습니다. 아버님은 치매를 앓고 계셨는데요. 워낙 평소 당신의 건강관리가 철저했던 분이셔서 병원의 처방도 잘 지키셨고, 하루에 한 번씩 동네 공원을 산책하는 일도 빼놓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공원 산책 중에 치매 때문에 길을 잃어버리신 이후로는 두려움에 외출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당시엔 치매란 것이 뇌와 관련된 병이니 산책을 안 하시는 일이 큰 문제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야외활동을 삼가시게 된 이후로, 확실히 근육량도 줄고 치매의 진행속도도 더 빨라진 느낌이었습니다.

 

그때는 그저 느낌일 뿐이었는데, 이젠 신경과학자들이 운동과 뇌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하고 그 결과물 또한 많다는군요. ‘운동하는 동안 생성되는 단백질이 혈류를 타고 뇌에 들어가 최고로 높은 단계의 사고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실례로 미국의 네이퍼빌 고등학교에서 0교시 체육수업이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학생들에게 최대심박수치의 80-90%에 육박하도록 격렬하게 달리기를 하게 하였더니 뇌가 깨어나서 성적이 엄청 오른 놀라운 결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무더운 여름 때문에 운동은 꿈도 꿀 수 없었다는 분들 많습니다. 물론 아직도 햇볕이 따갑긴 하지만 9월이 되면서 아침 바람은 많이 선선해졌습니다. 지난 주말부터 운동하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던데요. 나의 뇌를 위해서, 건전한 정신을 위해서 그리고 백세시대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 함께 뇌를 깨워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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