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메달을 향해.
100년 만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민국 선수단 본진은 현지시간으로 20일 파리에 입성했다. 지난 12일 배드민턴과 사격, 복싱을 시작으로 수영과 양궁, 체조 등 상당수 종목 선수들이 파리에 도착해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한국 선수단은 27일부터 메달에 도전한다. ‘황금세대’를 맞이한 수영을 비롯해 효자 종목으로 자리 잡은 펜싱, 경쟁력 강화를 꾀한 사격에서 첫 메달을 겨냥한다.
◆황금세대의 시작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은 4개의 메달을 따냈는데 모두 박태환에서 나왔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 자유형 200m 은메달을 품었다.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자유형 200m, 4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간이 흘러 한국 수영은 황금세대를 맞이했다. 중심에 있는 김우민은 한국 수영 첫 주자로 주 종목인 남자 자유형 400m에 출전한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대회 남자 계영 800m 영자로만 출전해 예선 13위에 그쳤는데 3년 사이 위상이 달라졌다. 지난 2월 카타르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박태환 이후 13년 만에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유력한 메달 후보로 기대를 모으고 내심 금메달까지 노려볼만한 페이스다.
대한체육회가 파리 외곽 퐁텐블로의 프랑스국가방위스포츠센터(CNSD)에 마련한 사전캠프 ‘팀코리아 파리 플랫폼’에서 프랑스 현지 적응을 마쳤고 22일 파리 생드니에 위치한 선수촌에 짐을 풀었다. 그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간 김우민은 22일 테이퍼링(강훈련 뒤 기록 단축을 위해 훈련을 조절하는 것)을 시작했다.
역대 최고 성적을 겨냥하는 한국 수영의 첫 주자다. 김우민이 좋은 결과를 내면 기세를 이어갈 수 있다. 쏟아지는 관심에 부담을 느끼기보단 좋은 결과를 내는 데만 집중한다. 김우민은 “시상대에 올라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면서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시작해 세계선수권까지 연이어 경기를 치렀다. 파리 올림픽을 생각하면서 큰 그림을 계속 그려왔다. 기대도 되고 설렌다. 결말은 무조건 해피엔딩이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종주국에서 반전을
현재 펜싱의 근간이 되는 검법은 프랑스에서 유래했다. 펜싱 선수들에게는 종주국에서 메달에 도전하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세계 최강 한국 남자 사브르 간판 오상욱은 단체전 3연패와 함께 한국 펜싱 역사상 남자 사브르 개인전 첫 금메달을 겨냥한다. 많은 기대를 받고 나선 도쿄 대회에서 개인전 8강에 그친 아쉬움을 털어내겠다는 생각이다. 올해 초 손목 부상으로 공백이 있었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석권해 자신감을 되찾았다.
같은 날 여자 에페 개인전도 열린다. 송세라도 유력한 개인전 메달 후보로 거론된다. 송세라는 도쿄 대회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개인전에서는 어려운 대진 속 부진했다. 이후 절치부심한 그는 2022년 카이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을 차지했다. 3년 전 도쿄 대회와 같은 멤버로 나선 단체전 금메달과 함께 한국 여자 에페 개인전 최초의 메달까지 정조준한다.
◆깜짝 메달 나올까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사격도 첫 메달을 바라본다. 한국 사격은 역대 올림픽에서 17개(금 7·은 9·동 1)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직전 도쿄 대회에서는 은메달 한 개에 그쳤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사격 대표 선발전에 결선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해 최근 기세가 대단하다.
장갑석 사격 대표팀 총감독은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로 목표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출발은 10m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이 맡는다. 한 나라에서는 최대 두 팀이 출전할 수 있다. 남자 사격 간판 박하준과 ‘고교생 신화’ 반효진은 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한 선수들이다. 최대한과 금지현도 준비한다.
공기소총 혼성 종목은 남녀 선수가 각각 30분 동안 30발을 쏘면 된다. 개인전보다는 빨리 총을 쏴야 해서 속도감 있는 경기 운영이 필수다. 박하준은 “제가 첫 경기에서 출발을 잘했으면 한다. 제가 메달을 따게 된다면 다음 종목들에서도 기세를 이어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이번 올림픽에서 첫 경기인 만큼 저도, 사격 대표팀에서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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