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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시절 추억 소환…감성 돋는 레트로 시간여행 떠나요

입력 : 2024-02-04 18:56:09 수정 : 2024-02-04 18: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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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 추천 2월 가볼만한 곳

경기 동두천 '동광극장'
1959년 문 열어 현재까지 운영
강원 태백 '철암탄광역사촌'
호황기 시절 시설 그대로 복원
충남 부여 '규암마을'
공예인들 모여 책방 등 새 단장
대구 군위 '화본역'
급수탑·폐차 활용 레일카페도
전북 군산 '시간여행마을'
일제강점기 수탈의 아픔 서려

요즘 떠오르는 여행지의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레트로’다. 마치 시간여행을 떠난 듯, 일상과 사뭇 다른 분위기의 감성 여행지가 부상하는 것.

이와 관련 한국관광공사는 2월 추천 가볼만한 곳의 테마로 ‘우리 동네 레트로’를 선정했다. 옛 감성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풍경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당시를 살았던 사람에게 정겨운 추억을, 그 시절을 겪지 않은 세대에겐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여행지를 소개한다.

◆ 동광극장·보산동관광특구… 요즘 뜨는 경기도 ‘동두천’

옛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동광극장 외관.

1959년 문을 연 동광극장은 올해로 65살이 됐다. 1986년부터 고재서 대표가 운영 중이다. 이곳은 2015년 드라마 ‘응답하라 1988’, 2018년 유튜브 채널 ‘와썹맨’에 나오며 ‘와칸다 극장’으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대표 오래된 가게(경기 노포) 12선’에 이름을 올렸다. 그도 그럴 것이 전국에서 유일한 단관 극장이다. 휴게실에는 1980년대 구입해 20여 년 동안 사용한 영사기, 옛날 극장에 있던 수족관이 눈에 띈다.

283석을 수용하는 상영관은 밖에서 보는 것과 또 다르다. 갈색 가죽 의자가 반짝이고, 멀티플렉스 특별관에 있는 리클라이너도 갖췄다. 일부 좌석은 테이블과 보조 받침대 등이 있어 편하다. 지정석이 아니라 먼저 앉는 사람이 주인이다. 관람료 9000원으로 최신 개봉작을 멀티플렉스보다 저렴하게 볼 수 있다.

보산동관광특구(Camp Bosan)에는 미군 부대가 주둔해 외국인 전용 클럽이나 빅 사이즈 의류 매장 등이 옹기종기하다. 예전 이태원이 떠오른다고 ‘작은 이태원’이라 부르는 이도 있다.

아이와 함께 여행한다면‘동두천놀자숲’을 찾아보자. 실내 어드벤처 시설을 갖춰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다. 동두천자연휴양림이 이웃한 것도 장점. ‘니지모리스튜디오&료칸’은 에도시대 일본 거리를 재현한 테마파크형 드라마 세트장으로, SNS 사진 명소로 부상 중이다.

◆ ‘까치발 건물’ 아시나요? 태백 철암탄광역사촌

태백 철암탄광역사촌의 조형물.

강원도 태백 철암탄광역사촌은 옛 탄광촌 주거 시설을 복원·보존한 생활사 박물관이다. 감독이 “액션!”을 외치면 금방이라도 배우들이 열연을 펼칠 듯한 과거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다. 석탄을 캐던 광부와 연탄을 처음 본 아이가 만나는 곳, 태백이 대한민국 석탄 산업의 중추 역할을 한 1970~1980년대로 떠나는 시간 여행지다.

철암의 영화(榮華)가 이곳에서 하나둘 전개된다. 철암탄광역사촌은 11개 건물 가운데 페리카나, 호남슈퍼, 진주성, 봉화식당 등 총 6개 건물을 전시 공간으로 꾸몄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첫째·셋째 월요일 휴관), 입장료는 없다.

1970년대 서울 명동만큼 붐비던 호황기 탄광촌은 도시의 확장 속도를 건축이 따라가지 못해 증축을 거듭했다. 철암천 쪽으로 확장해 지층 아래 공간을 마련하고, 건물을 지지하기 위해 까치발처럼 기둥을 만들었다. 이곳이 ‘까치발 건물’로 불리는 까닭이다. 광부들이 모여 살던 산동네에 오르면 태백 철암역두 선탄시설(국가등록문화재)과 쇠바우골탄광문화장터, 철암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철암탄광역사촌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태백8경에 드는 구문소(천연기념물)가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유일 고생대 지층에 세운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도 함께 보기 좋다. 해발 800m, 목가적 풍경이 펼쳐지는 ‘몽토랑산양목장’도 추천한다.

◆ 젊은 공예가들이 만드는 레트로, 충남 부여 ‘규암마을’

옛것을 간직하면서 세련되게 고친 규암마을의 공방.

과거 나루터와 오일장을 중심으로 번성한 규암마을은 1960년대에 백제교가 생기며 쇠퇴했다. 사람들이 떠나고 빈집, 빈 상가가 남은 마을에 공예가들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레트로 여행지로 거듭났다.

규암마을을 널리 알린 것은 ‘책방세간’이다. 80년 된 담배 가게를 허물지 않고 창조적으로 재해석했다. 공예 디자이너 출신 박경아 대표는 책방에 이어 카페 ‘수월옥’, 음식점 ‘자온양조장’, 숙소 ‘작은한옥’ 등을 만들고, 네 공간이 들어선 거리를 ‘자온길’이라 이름 붙였다.

현재 부여군은 ‘123사비공예마을’을 운영하고 규암마을에 흩어져 있는 12개 공방을 지원하며, 123사비창작센터와 123사비레지던스를 통해 청년 공예인에게 작업실과 숙소를 제공한다. ‘123사비’는 123년에 이르는 사비 백제 역사를 바탕으로 공예인의 손길을 따라 새롭게 태어나는 규암마을이 되고자 하는 염원을 담은 이름이다. 123사비아트큐브&전망대에서는 작가들의 작품 전시와 플리 마켓 등이 열린다. 오는 3월부터 만나볼 수 있다.

◆ 팔공산 북쪽 작은 마을에서 추억하는 그때 그 시절

최근 복고풍 감성을 자극하는 인기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는 군위.

대구 최북단에 자리한 ‘군위’가 최근 복고 감성을 자극하는 인기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다. 역사(驛舍), 학교, 농가 등 인구가 감소하며 자연스럽게 쓰임을 다한 낡은 건축물이 여행 명소로 재생한 것.

화본역과 ‘엄마아빠어렸을적에’가 그 중심에서 군위의 레트로 관광을 견인하고 있다. 화본역은 1938년 2월 중앙선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도 군위에서 유일하게 여객열차가 정차하는 역이다. 드라마 세트장처럼 아기자기한 역내,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1930년대 말에 열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설치한 급수탑, ‘화본역’ 시비, 폐차한 새마을호 동차를 활용한 레일카페(주말·공휴일 운영) 등이 흥미롭다.

엄마아빠어렸을적에는 1954년 4월 개교해 2009년 3월 폐교한 옛 산성중학교 건물을 활용해 1960~1970년대 화본마을 생활상을 전시한 농촌 문화 체험장이다. 교실과 문방구, 만화방, 이발소, 구멍가게, 연탄 가게, 사진관, 전파상 등을 재현했다. 옛날 교복 입기와 사륜 자전거 타기, 달고나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와 함께 ‘내륙의 제주도’로 통하는 한밤마을도 챙겨보자. 투박하지만 자연스러운 돌담이 아름답고, 일상의 소박한 순간을 섬세한 시선으로 포착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고유의 빛과 색채를 발한다. 팔공산 북쪽 암벽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화강석 동굴에 만든 사원인 군위 아미타여래삼존석굴(국보)도 가까이 있어 둘러보기 좋다.

◆우리 추억 여행 떠날까? 군산 ‘시간여행마을’

일제강점기 군산항 구축 공사 때 만든 해망굴.

전북 군산 시간여행마을은 대표적인 레트로 여행지다. 다양한 근대건축물은 물론 1980~1990년대 감성을 오롯이 간직한 골목 풍경이 정겹다.

시간여행마을을 둘러보기에 가장 좋은 출발지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다. 군산의 근대사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 수탈의 기록이 대부분이다.

박물관 왼쪽에는 구 군산세관 본관(사적)을 활용한 호남관세박물관이 자리한다. 오른쪽으로 구 일본제18은행 군산지점(국가등록문화재)을 보수·복원한 군산근대미술관과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국가등록문화재)을 활용한 군산근대건축관이 이어지고, 이들 뒤쪽에 진포해양테마공원이 있다.

일제강점기에 건립한 군산 해망굴(국가등록문화재)을 거쳐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촬영한 초원사진관도 들러보자.

일본인 부유층 거주지 신흥동에 남은 일본식 가옥(국가등록문화재)과 사찰 동국사도 시간 여행의 특별한 볼거리다. 신흥동 산비탈에 자리한 말랭이마을은 빈집이 미술관과 책방, 공방으로 하나둘 변신하면서 레트로 여행지로 눈길을 끈다. 낭만이 넘치는 고군산군도 드라이브도 추천한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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