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흡연하다 강한 약물로
초범 처벌 관대한 점도 한 몫
“마약 규제 및 처벌 강화, 접근성 차단, ‘특별한 사람’이 아닌 일반인도 노출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연예인들이 마약에 자주 연루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연예인의 잦은 대외활동이 마약 유통상의 타깃이 되기 쉽다고 지적한다. 특히 해외 활동 시 마약이 합법화된 일부 국가에 체류하는 경우 접근성은 더 높아진다.
연예인뿐 아니다. 한국에도 점점 마약을 투약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마약 등 중독질환 국내 권위자로 꼽히는 노성원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은 이미 한국은 2016년부터 ‘마약 청정국’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국내 마약류 사범은 2016년 10만명당 22.5명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31.2명으로 더 증가했다.
노 과장은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도 마약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닌 상황이 됐다는 것은 일정 부분 사실”이라며 “실제 진료실에서도 이를 체감한다. 예전보다 치료받으러 내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20대 젊은 마약 중독환자가 증가세다. 하지만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오는 분들은 마약중독자중에서도 극소수다. 임상 현장에서 느끼는 것보다 현실은 더 심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중독에 빠지는 이유는 한가지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노성원 교수는 “유전적 소인, 심리적 영향, 환경적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애초에 마약과 접촉할 일을 만들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전문가들이 마약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해 접근성부터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우선 국내에서는 대마초 투약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약물로도 쓰이는 대마초이지만 ‘연성 마약’을 오·남용할 경우 다른 강한 마약 투약으로 이어지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것. ‘대마초는 (그래도 다른 마약보다) 괜찮다’는 인식도 문제다. 투약자의 죄책감도 덜한 편이다. 여기에 마약 관련 초범에 대해 처벌이 관대한 점도 중독자가 늘어나는 한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김희준 변호사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IT가 발전하며 마약 유통도 보다 쉬워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마약 신흥시장으로 급부상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이와 함께 디지털 성범죄에 한해서만 인정되는 위장수사를 이제 마약 범죄까지 확장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건을 주목하고 있다. 여당은 이번 연예인 마약 사건과 관련, 정부가 대학병원 의사들의 의료용 마약류 처방 실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드래곤과 이선균 등 연예인에게 마약을 공급한 사람이 의사로 드러났다”며 “서울대병원, 부산대병원 등은 의사의 셀프 처방을 제도적으로 막아놨는데, 다른 대학병원은 그렇지 않다. 의사들이 (의료용 마약류를) 스스로 처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한편, 노성원 교수에 따르면 약물 중독 치료는 금단증상을 줄이는 약물치료를 시작으로 재발방지를 위한 유지치료 단계로 이어진다. 이때 동기강화치료, 인지행동치료, 질환교육, 자조집단 모임참여 등 정신사회적 치료가 이뤄진다.
금단증상을 줄이고, 마약 체외배출을 돕기 위한 보조적 요법도 병행할 수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조찬호 청담셀의원 대표원장은 ‘킬레이션 요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조찬호 원장은 “킬레이션요법은 영양소 등을 투여해 해당 물질이 혈관을 따라 순환하면서 중금속·독소 등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치료”라며 “해독 치료 자체가 미국과 유럽의 보완대체의학 연구자들 사이에서 해독요법을 통해 이같은 증상을 완화하거나 없애려는 다양한 시도로 시작된 치료다. 킬레이션 역시 알코올과 마약의 급성 중독이나 금단 현상을 치료하기 위한 보조적 요법으로 다뤄졌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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