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끝나 버렸네요.”
프로야구 두산의 가을이 한 경기 만에 끝났다.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 포스트시즌(PS)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서 9-14로 패했다. 투타 모두 흔들렸다. 선발투수 곽빈이 3⅔이닝 4피안타(2피홈런) 5실점(5자책)으로 조기 강판된 데 이어 김강률(⅓이닝 2실점, 홍건희(⅔이닝 6실점) 등 믿었던 불펜 자원들도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타선이 장단 14안타, 7볼넷을 얻어냈음에도 흐름을 가져가지 못했다.
다음은 이승엽 두산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Q. 경기 총평을 말해 달라.
“1년이 끝나버렸다. 후딱 지나가버렸다. 선수들 덕분에 가을야구까지 하게 됐다. 지난해 말 부임해 준비하면서 첫 번째 목표는 가을야구에 출전하는 거였다. 일차 목표는 이뤘지만, 한 경기 만에 끝나 많이 아쉽다.”
Q. 초반 선취점을 냈지만 달아나는 점수가 부족했다.
“3-0까지는 좋았는데, 조수행의 좋은 타구를 상대 호수비에 막혔다. 또 (곽)빈이가 잘 던지다가 백투백 홈런을 맞으며 전세가 역전됐다. 잘 따라갔다고 봤는데 뒷심이 부족했다.”
Q. 최승용을 조금 더 끌고 갈 생각은 없었나.
“그런 부분은 생각하지 않았다. 투수코치와 상의해서 결정됐다.”
Q. 보완할 부분이 있었다면?
“타선 쪽에서 굉장히 약점을 많이 보였다. 전체적인 팀 타율, 팀 타점, 팀 득점 등이 수치적으로 하위권이다. 그러다보니 투수들이 굉장히 부담을 안고 시즌을 치른 것 같다. 실점하면 패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체력적인 부분도 있고 전체적으로 피로도가 더 많지 않았나 싶다. 내년에는 조금 더 공격적인 야구를 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 같다. 투수진도 특정 선수에게 비중을 두기 보다는, 보다 여러 카드를 만들어 되도록 과부하가 안 걸리도록 해야 할 듯하다.”
Q. 올 시즌 수확이 있다면?
“젊은 투수들이 피칭하면서 내년에는 더 좋아질 거란 생각을 들게 했다. 내년 시즌에 다시 보직을 어떻게 정할지는 모르겠지만, (최)승용이는 마지막에 굉장히 좋은 공을 던졌다. 기대가 커졌다. 아무래도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면 활력소가 된다. 즉시전력으로 쓸 수 있는 자원을 더 많이 만들어야겠다.”
Q. 지도자로 1년을 보냈는데, 돌아본다면.
“즐거운 적도 많았다. 선수들 덕분에 많이 이기면서 5할 승률 이상을 했다. 내년엔 조금 더 높게 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큰 사고 없이 1년간 인상 쓰는 날 없이, 웃으면서 선수들을 대할 수 있었다. 즐겁게 야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 아닌가. 안 좋은 일이 있거나 힘들면 쉬게 해주고 싶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소통이 잘 됐다. 힘들었지만 잘 지냈던 것 같다. 부족한 부분은 받아들이고 비시즌 잘 메워서 더 높이 가고 싶다.”
창원=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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