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의 연속이다.
프로야구 KIA가 최대 고비를 맞았다. 포스트시즌 진출권이 걸린 5위 싸움에 여념이 없는 KIA는 매 경기 사활을 걸고 임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 최악의 소식이 들려왔다.
팀의 해결사이자 리그 전체를 대표하는 외야수, 나성범(34)이 무려 시즌 아웃 판정을 받고 말았다. 지난 19일 광주 LG전이 문제였다. 8회말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출루한 그는 후속 최형우 타석에서 폭투로 2루를 밟았다. 이후 김선빈의 우익수 뜬공에 3루 진루를 감행했다. 과감한 슬라이딩으로 세이프 판정을 받았지만 허벅지 통증이 수반됐다. 결국 대주자 이우성과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팬들이 바랐던 경미한 부상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다음날 KIA는 “선수들의 부상이 있으면 항상 두 병원에서 크로스체크한다. 그 결과 오른쪽 허벅지 햄스트링 손상 진단을 받았다. 재활 기간은 10주에서 12주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더는 시즌을 함께할 수 없다.
나성범은 올 시즌 시작부터 덜컹거렸다. 종아리 부상으로 인해 개막을 함께 하지 못했다. 시즌이 한창이던 6월 말에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복귀 후에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58경기에서 타율 0.365(222타수 81안타), 18홈런 57타점을 찍었다. 출전 경기 수를 고려하면 엄청난 페이스다. 홈런 부문에서 팀 내 1위이자 리그 7위를 달릴 정도다.
그랬던 그가 다시 부상을 입고 말았다. 이제 나성범이 할 수 있는 건 재활과 차기 시즌 준비뿐이다. KIA는 해결사 부재 속에 잔여 경기를 치러야 한다. 10개 팀 중 취소 경기가 가장 많은 가운데, 나성범 없는 고난길이 예고됐다.
악재가 겹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이미 ‘리드오프’ 박찬호를 잃었다. 지난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도중 왼쪽 손가락을 다쳤다. 검진 결과 4번째 손가락 인대 손상으로 3주 재활 소견을 받았다. 선수 본인이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자 KIA 김종국 감독은 그를 엔트리 말소 없이 대수비, 대주자로 활용하기로 했다.
출혈은 컸다. 박찬호는 올 시즌 타율 0.302(414타수 125안타), 출루율 0.358 등으로 커리어하이 활약을 펼치던 중이었다. 정상급 공격 첨병이 없어지자 KIA는 내리막길을 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제동을 걸어도 모자랄 판에 핵심 타자를 한 명 더 잃어버렸다. 좀처럼 풀리지 않는 호랑이군단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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