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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오브 레전드의 글로벌 흥행, ‘플레이어 중심주의’ 덕분”

입력 : 2023-09-06 19:10:52 수정 : 2023-09-06 19: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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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호 라이엇게임즈 전 대표
회사 성공 스토리 다룬 책 출간
韓 대표 시절 ‘롤’ 대박 이끌고
美 본사서 3년 간 사업 총괄도

"모든 업무를 유저 입장서 생각
기업 문화로 자리잡아 큰 성과
우리 기업 위상 예전같지 않아
글로벌 진출 돕는 안내서 되길"

지난 2011년 12월 새해를 고작 며칠 앞두고 서울 강남에 차려진 자그마한 법인 사무실에서 기자와 조우했던 오진호 당시 라이엇 게임즈 아시아 대표는 이곳에 합류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미국 본사의) 경영자가 직접 팬 미팅에 참석해 유저와 먼저 대화하려는 모습이 감동이었고, 환불 이슈가 있었을 때도 철저하게 유저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라고 당부한 것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운을 뗐다.

실제 라이엇 게임즈는 내부 구성원들의 결속을 다지는 회사의 미션(mission)과 밸류(value)를 논할 때 가장 먼저 유저 중심이라는 뜻의 플레이어 포커스(player-focused)를 꺼낸다. 회사를 창업자들뿐만 아니라 말단 신입까지 이를 마음으로는 다짐하고 밖으로는 외친다.

지난 2011년 12월 새해를 고작 며칠 앞두고 서울 강남에 차려진 자그마한 법인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오진호 당시 라이엇 게임즈 아시아 대표는 “(미국본사의) 경영자가 직접 팬미팅에 참석해 유저와 먼저 대화하려는 모습이 감동이었고, 환불 이슈가 있었을 때도 철저하게 유저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라고 당부한 것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라이엇 게임즈가 한국에 첫 진출하던 2011년은 한국 법인에서 아시아 권역을 관리했다. 이 연장선에서 오진호 전 대표가 라이엇 게임즈에서 가진 첫 직함에는 ‘아시아 대표’라고 명시돼 있다. 그 후 라이엇 게임즈에서 제작하고 판매하는 PC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그룹별로 지역을 나눴고 한국만으로 분리됐다. 이에 따라 오진호 대표의 명찰은 한국 대표로 바뀐다.

이후 라이엇 게임즈는 한국 게임 시장에서 승승장구한다. 주로 집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비중이 매우 높은데도 전국의 PC방을 조사해보면 점유율 면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는 거의 12년째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시리즈 등으로 한국 시장을 석권하던 블리자드가 1위 자리를 내준 게 이 무렵부터다.

본거지 미국을 비롯해 아시아와 유럽 시장까지 리그 오브 레전드의 흥행 전선은 날로 확산됐다. 특히 한국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소재로 한 e스포츠 리그가 성행하고,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특출난 성적을 내면서 당연히 한국 법인의 위상도 이에 정비례했다. 탁월한 경영 수완과 관리 역량을 인정받은 오진호 전 대표는 2014년이 되자 이제 라이엇 게임즈의 중심인 미국 본사(로스앤젤레스)로 이동한다. 후임으로는 대외 및 운영·서비스를 총괄했던 이승현 상무가 선임됐다.

 

그 해 해외사업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한 오 전 대표는 승승장구하면서 2018년부터 만 3년 동안 본사에서 사업총괄 대표를 지냈다. 회사 최고 경영진들이 속해 있는 이규제큐티브 팀(Executive Team)으로 근무했다. 그는 2021년 더 큰 포부를 안고 회사를 떠났다. 2022년 귀국해서 미국계 벤처케피탈 회사(비트크래프트 벤처스)에서 전공인 게임 업종에 대한 투자를 담당하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의 식구가 되기 전 그의 전 직장은 블리자드다. 오 전 대표는 2009년 초 블리자드 코리아를 설립했던 한정원 지사장이 블리자드 북아시아 총괄 대표로 영전하자 뒤를 이어 취임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스타크래프트의 현지화나 마케팅을 지원했고, 이듬해 동남아 지역을 총괄하는 싱가포르로 건너갔다.

이처럼 e스포츠 강국 한국을 포함해 라이엇 게임즈의 출생지인 미국, 여기에 세계적인 게임 기업 블리자드 한국 법인까지 두루 거치면서 축적된 오 전 대표의 이력은 그가 게임 업계에서 경험했던 최고의 가치인 ‘플레이어 중심주의’로 수렴됐다. 주관적인 체험의 편린을 하나 둘씩 모아 어느새 게임 세상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로 완성했다. 오 전 대표는 “어떻게 라이엇 게임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만들고 성장시켰을까”라는 주제로 라이엇 게임즈 최초의 인사이드 이야기 ‘리그 오브 레전드 플레이어 중심주의’를 출간했다.

이 책은 한국을 상징하는 프로 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을 탄생하게 한 ‘리그 오브 레전드 역사서’라는 의미도 있다. 첫 장에서는 기초적인 정보로 ‘라이엇 게임즈는 어떤 회사인가’를 접하게 된다. 다음으로 2부부터는 읽는 이들이 더욱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화제가 나온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한국에서 어떻게 성공했나’를 시작으로 3부 ‘리그 오브 레전드, 문화가 되다’가 소개된다. 마지막 4부에는 ‘라이엇 게임즈처럼 일하기’를 만난다. 한국을 포함해 라이엇 게임즈 본사의 모든 것을 다룬다.

라이엇 게임즈 구성원들의 줄기차게 주장해온 플레이어 중심주의는 라이엇 게임즈를 관통하는 철학과 가치다. 라이어터(라이엇 게임즈의 직원을 이르는 말)들은 뭔가 결정할 때마다 자신에게 또는 서로에게 “이것은 플레이어 포커스에 부합하는가”라고 묻는다. 오 전 대표는 책에서 ‘플레이어 포커스는 모든 업무에서 이 질문으로 실존하기 때문에 라이엇 게임즈의 문화로 정착될 수 있었고 오늘날 라이엇 게임즈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그가 쌓아온 업력은 이제 우리 게임 기업들의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교과서이자 등대 역할로 갈음될 출발선에 섰다. 오 전 대표는 “이 책을 통해 ‘우리 회사도 이렇게 좋은 회사로 키우고 싶어’라는 의욕을, 리그 오브 레전드를 더 즐기고 싶은 욕구를 샘솟게 하는 묘한 구석이 있다면 좋겠다”며 “예전에는 한국이 온라인 게임의 메카라고 불렸는데 최근에는 위상이 옛날 같지 않기에, 저의 경험이 국내 회사들의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에 미약하게나마 기여하는 안내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오진호 전 대표는

 

▲ 1995년 삼성물산 ▲ 2000년 미국 코넬대학원 경영학 석사 ▲ 2000년 Capgemini Emst & Young Strategy Consulting ▲ 2001년 SK텔레콤 ▲ 2004년 이베이/옥션 전략기획실 실장 ▲ 2005년 블리자드코리아 마케팅 상무 ▲ 2008년 블리자드 한국지사장 ▲ 2010년 블리자드 동남아 대표 ▲ 2011년 ~ 2014년 라이엇게임즈 아시아(한국 포함) 대표 ▲ 2014년 ~ 라이엇 게임즈 해외사업 총괄 부사장

▲ 2018년 ~ 2021년 라이엇 게임즈 사업총괄(월드와이드 퍼블리싱) 대표 ▲ 현 비트크래프트 벤처스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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