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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한 만남] 코미디언 정성호의 새로운 꿈과 진정한 가족의 의미

입력 : 2023-05-26 08:00:00 수정 : 2023-05-25 17: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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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복사기’ ‘다둥이 아빠’ ‘만능 엔터테인너’…

 

 예능과 연기를 오가며 대중에게 웃음을 전하고 있는 코미디언 정성호의 설명하는 단어들이다. 1998년 MBC 공채 개그맨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성대모사와 패러디 개그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리즈에서 고정 크루로 활약, 성별을 뛰어넘는 성대모사로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고있다. 최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성호는 성대모사 비결부터 다둥이 아빠로서의 삶, 정극 연기에 대한 꿈까지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인간 복사기’의 비결’

 

  “제가 하는 성대모사에는 마술사 같은 속임수가 약간 있어요. 제가 100% 그 사람이 될 수는 없거든요. 예를 들어 조용필 선배님은 어깨를 올린다거나, 김상중 선배님은 눈을 살짝 감는다든지. 시선을 빼앗아서 최대한 비슷하게 보이는거죠. 실제로 김상중 선배님은 눈을 그렇게 뜨지 않으세요(웃음).”

 

 정성호의 성대모사는 단순히 목소리만 똑같이 흉내내는 것이 아니다. 얼굴, 행동 등 그 캐릭터가 가진 고유한 특징을 기가 막히게 표현한다. 말그대로 ‘인간 복사기’다. 그는 “목소리만 똑같이 흉내내는 거면 이미 전 다른 분들한테 밀렸을거다. 성대모사 잘하는 분들이 정말 많지 않나. 그래서 분장에도 욕심을 낸 거다. 음식도 보는 맛, 먹는 맛, 맡는 맛이 있다. 이 세 가지가 다 합쳐지면 ‘맛집’인 것처럼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인간 복사’도 그만의 기준이 있다. “완전히 100% 똑같으면 안 해요. 재미없으니까요. 제가 꼭 보여야해요. 그게 바로 사람들이 웃는 포인트다”라며 “요즘 글로벌화 돼서 외국인들에게 시선이 많이 가더라. 다만 인종차별이 될 수 있어 함부로 할 수 없다. 비슷하게 하려면 피부톤도 맞춰야 하는데 그게 거북하게 비춰질 수 있으니까. 그래서 외국인은 지양하는 편이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자신이 따라한 성대모사 주인공에게도 응원을 받고 있다. “김상중 형님은 ‘네가 내 흉내를 내주는 건 서로 윈윈하는 거야’라고 말씀해주셨다. 본인이 깨지 못하는 이미지가 있는데 그걸 제가 깨주고 있어서다. 한석규 형님 역시 인터뷰에서 제 얘기를 편하게 말씀해주시는 거 보면 너무 감사드린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제는 ‘SNL 아저씨’

 

 정성호는 2012년 tvN ‘SNL 코리아2’부터 크루로 참여해 다수의 정치인을 패러디해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치면서 2019년 종영까지 활약했다. 쿠팡플레이 부활한 ‘SNL’에는 시즌3부터 합류했다. 

 

 “예전 출연 영상들이 많이 돌다보니, 사람들이 제가 계속 ‘SNL’에 출연한 줄 알더라고요. 새롭게 합류할 때도 제작진이 축하 대신 그냥 “왔어?”라고 맞아주던데요.”

 

 정성호의 ‘인간 복사’ 능력은 ‘SNL’에서 최고의 빛을 발했다. 그는 “‘SNL’은 저와 찰떡궁합이자 능력 증폭기다”라며 “연기자에게 제일 중요한 게 믿어주는 거다. 제작진과 동료들이 제가 뭘하든 너무 좋아해줬다. 너무 고마운 프로그램”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개그 프로그램이 사라진 뒤 코미디를 할 수 있는 곳이 개인 방송 밖에 없었다. 그런데 ‘SNL’이 생기면서 제가 분장도 하면서 더 발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SNL’ 시리즈가 흥행하면서 그의 위상도 달라졌다. 이제는 아이들 사이에서 ‘SNL 아저씨’로 통한다. “큰 아이가 중학생이다. 원래는 제가 방송하는 거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근데 아이의 친구들이 저를 유튜브에서 봤다고 하더라. (큰 아이) 학교에도 간 적 있는데 ‘SNL 아저씨 왔다 갔다’고 소문났다. 그런 점에서 어깨가 좀 올라갔다”고 웃어보였다.

 

 ▲ 새로운 꿈 ‘악역’ 배우

 

 정성호는 희극 연기뿐만 아니라 드라마 ‘혼술남녀’ ‘배드파파’ ‘꼰대인턴’ ‘월수금화목토’ 등 정극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었던 건 ‘SNL‘ 덕분이죠. 나중에 ‘SNL’이 아닌 곳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 곳 역시 드라마가 아닐까요. 드라마는 어떻게 보면 ‘긴 SNL’ 같은거예요. 나이가 더 들어서도 할 수 있다면 배워서라도 하고 싶어요.”

 

 아직까지는 웃기거나, 망가지는 감초 역할이 대부분이다. 정성호의 새로운 꿈은 ‘악역’ 배우다. 그는 “착한 역이 더 어렵다. 사실 악역에 더 매력을 사실 느끼는데 ‘조커‘ 캐릭터를 굉장히 좋아한다. 메이킹 필름을 본 적 있다. 한 신을 열두 컷으로 나눠서 하더라. 그런데 열두 컷 연기가 다 다른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다’하고 생각했다”라며 “체형도 그렇고 제가 악역에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다. 얍삽하고, 비겁하고, 고정관념의 악역 캐릭터에 딱이다. 만약 시켜만 주시면 듣도 보도 못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KBS2 ‘저글러스’에서 부장 역을 맡았는데, ‘SNL’에서 함께한 김원해 형한테 조언을 구한 적 있다. ‘애는 있어? 애를 유학 보냈나? 그럼 혼자 살아? 혼자 살면 얼마나 궁핍할까? 그럼 굉장히 짠돌이일거다’ 이렇게 다 계산해주더라. 진짜 멋있지 않나. 그 모습을 보면서 정극 연기가 하고 싶어졌다”라며 “지금은 불러주는 데가 없다. 오디션이라도 좀 봤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바람을 전했다. 

 

 

 ▲5남매,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

 

 5남매를 둔 ‘연예계 대표 다둥이 아빠’인 정성호는 지난해 12월 막내 하늘이를 얻었다. 현재 방송 활동은 물론 막내 육아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올해 (나이가) 50이다. 손주를 아들로 얻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밝혔다. 

 

 “아내가 막내를 임신했을 때, 6남매를 낳은 가수 V.O.S 박지헌과 통화를 하면서 물어봤어요. ‘아이들이 많으면 좋아?’라고요. 지헌이가 ‘형 그걸 말이라고 하냐. 아기 태어나면 길 가다가도 웃게 될 거야’라고 했는데,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어요. 이제야 진정한 아빠가 뭔지, 진정한 가족이 뭔지 알 것 같아요.”

 

 요즘 체력의 중요성도 제대로 느끼고 있다. 그는 “‘현재보다 더 떨어지면 안 된다’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5개월 정도 잠을 계속 설치다 보니까 예전 같지는 않다”며 “어떻게든 유지하려고 비타민을 먹기 시작했다. 한 20년간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고 다짐했다.

 

 “아이들의 웃음은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에요. 집이 천국이죠. 물론 싸우기도 합니다(웃음). 저에겐 가족이 마그마이자 원동력이에요. 되게 멋있는 척 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가족 밖에 없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노력 하려고요.”

 

현정민 기자 mine04@sportsworldi.com

 

사진=장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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