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성 불임의 주요 원인 질환으로 알려진 '정계정맥류'는 일반 성인 남성의 10~15%, 불임남성에서는 최대 41%에서 나타난다.
정계정맥류란 남성의 음낭 속 혈관에 발생하는 정맥류 질환이다. 심장 방향으로 흘러야 할 정맥의 혈류가 역행하여 혈관이 울혈, 피부 바깥으로 부풀어 오르는 증상을 보인다. 대부분 왼쪽에 발생하며, 음낭 및 고환의 열감, 묵직한 통증 등을 동반한다.
정자는 높은 온도에서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계정맥류로 인해 음낭의 온도가 올라가면 불임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평소 남성들에게 스키니진처럼 꽉 끼거나 통풍이 잘 안되는 하의를 입지 말라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다행히 정계정맥류는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전신마취 후 복부를 절개해 혈관을 결찰하는 수술과 국소마취 후 혈관 내로 가느다란 기구(카테터)를 삽입해 백금실과 경화제로 혈관을 막는 비수술(색전술) 치료가 있다.
색전술이라는 명칭은 생소하지만 이미 뇌동맥류, 복부동맥류, 간암, 자궁근종 등의 치료에 색전술이 활용된지 30년이 넘었다. 2004년에는 세계적인 비뇨기과학회저널 <Urology>에서 정계정맥류 색전술 치료 성공률이 95.7%라는 연구 발표도 있었다. 이는 영상의학장비의 발전과 함께 혈관을 막는 백금실, 경화제 등 시술 재료의 기술적인 발전이 지속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김재욱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원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은 “정계정맥류 치료 후 정자 질의 개선도는 약 70% 이상 올라가며 치료 후 임신성공 사례도 많으므로 자연임신이 어려운 경우라면 정계정맥류 질환 유무를 확인해 치료받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그에 따르면 정계정맥류는 선천적인 원인이 대부분이고 청소년기부터 발병할 수 있으며 진행성 질환이므로 증상이 있다면 초음파검사를 받아 조기진단하는 게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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