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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우아한 장예모, 우월한 공리의 어울림 ‘5일의 마중’

입력 : 2014-10-04 16:43:15 수정 : 2014-10-04 16: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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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공리였다. 한층 깊어진 공리의 연기에 푹 빠져들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칸, 베를린, 베니스를 석권한 세계적 거장 장예모 감독의 ‘5일의 마중’이 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갈라 프레젠테이션 기자시사를 열고 첫 모습을 공개했다. ‘5일의 마중’은 매월 5일 기차역에서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장예모 감독의 따뜻한 감정 세계로의 회귀이자 새로운 시작의 의미를 가진 감동 걸작으로, 7년 만에 공리와 호흡을 맞춰 화제를 모았다. 공리가 기다리는 남편 루옌스 역에는 ‘사극 황제’ 진도명이 맡았으며, 부모님의 가슴 아픈 사랑을 묵묵히 지켜보는 딸 단단 역에는 중국의 라이징 스타 장혜문이 맡았다.

영화는 굉장히 고급스러웠다. 그리고 중후한 멋이 영화 속 깊이 베어 있었다. 특별한 로케이션도 아니고, 엄청난 특수효과가 더해진 것도 아니다. 그저 집 그리고 기차역이란 일상적인 공간일 뿐인데, 공리란 배우가 더해지니 품격이 달라졌다. 문화대혁명의 비극을 그린 시대적 배경과도 너무나 잘 어울렸다. 소소함 속에서 찾아낸 소중한 로케이션이 극의 몰입을 배가시킨 것이다.

배우들의 연기는 굳이 설명을 안해도 될 것 같다.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 그 자체였다. 이젠 세계적 스타란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공리, 이제 그의 연기는 하나의 장르 같았다. 그동안 선굵고 강한 연기를 도맡았던 공리이기에,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엔 물음표가 가득했다. 하지만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물음표는 이내 느낌표로 변해 있었고, 공리의 연기에 푹 빠져 넋을 잃어버릴 정도였다. 말없이 이름만 불러도, 초점없이 한곳만 멍하니 쳐다보고 있어도, 그의 진정성 가득한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단언컨대, 이는 공리만이 할 수 있는 연기였다.

묵묵히 아내의 옆을 지키는 루엔스 역의 진도명, 딸 단단 역을 맡은 장혜문의 연기도 함께 빛났다. 감정이 지나치지도, 모자르지도 않았다.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적정선에 맞춰 절제력 있게 보여줬다. 공리에게 있어선, 최고의 조력자이자 환상의 파트너였던 셈이다.

그러면서 영화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뜨거운 감동을 선사한다. 눈물도 많이 짜낸다. 그렇다고 무작정 흐르는 눈물은 아니다. 가슴을 울리는 뜨거운 눈물이다. 더욱 대단한 건, 중국어 대사만 들어도 이상하게 눈물이 난다. 언어를 초월한 장예모 감독의 소통법이 ‘5일의 마중’에서 제대로 빛을 발한 것이다.

한편, ‘5일의 마중’은 칸국제영화제와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바 있으며,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10월 8일 국내 개봉.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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