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이흥련(25)은 아직 어색하다. 프로 2년차에 팀은 통합 3연패를 달성한 삼성이다. 도저히 뚫고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던 최강팀의 1군, 어색하게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1989년생 이흥련은 상탑초-매송중-야탑고-홍익대를 졸업하고 2013년 5라운드 전체 47번으로 삼성에 입단했다. 그리고 이듬해 바로 기회를 잡았다. 개막전이던 3월29일 대구 KIA전서 이지영이 왼쪽 늑간 근육을 다쳤다. 베테랑 진갑용마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삼성은 비상이 걸렸고, 이흥련이 부름을 받았다. 이후 이흥련은 최선을 다하면서 삼성의 시즌 초를 이끌었다. 지금은 이지영이 주전포수로 활약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흥련은 1군 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놓고 백업자원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10일 목동 넥센전에서 만난 이흥련은 현재 기분을 묻자 “아직 1군 선수 같지가 않아요”라며 머쓱한 듯 웃었다. 한국 프로야구 최강팀의 1군에서 이렇게 빨리 활약하게 될 줄은 몰랐다는 뜻이다. 본인 스스로도 아직 부족한 게 많다고 느끼다 보니 당연히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이흥련은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안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이흥련은 경험을 쌓고 싶다. 포수라는 포지션의 특성상 류현진(LA 다저스)처럼 괴물신인이 나오기는 더욱 어렵다. 더욱이 삼성에서는 기회가 적을 수 밖에 없고, 되돌아보면 진갑용 이지영의 부상이라는 악재가 이흥련 개인에게는 천운이었던 셈이다.
이흥련은 “난 플레이에 기복이 있다. 잘할 때는 잘하는데 안될 때는 잘 안 된다. 송구도 그렇고, 그런 불안함을 내가 스스로 느낀다”고 털어놨다. 이런 마인드를 고치는 데는 역시 많은 출전이 묘약이고, 지금 이흥련은 그 과정에서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이흥련은 “35경기 나갔는데 그걸 보면 뿌듯하다”고 웃었다.
올 시즌 목표는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드는 것이다. 그 시기엔 진갑용이 복귀해 밀려날 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 현재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이흥련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면 좋겠다”고 차분하면서도 진지하게 눈빛을 번득였다.
목동=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삼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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