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의 이중 동작?
최근 일본의 스포츠신문에 따르면 일본 프로야구 심판진은 오키나와에서 훈련에 돌입한 오승환의 투구폼을 검토해 보기로 결정했다. 이중 동작에 따른 보크 가능성 때문이다. 실제로 오승환은 약간 독특한 투구폼을 갖고 있다. 왼발이 착지 직전 한 번 멈추는 듯한 움직임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다.
그러나 오승환은 한국에서는 물론이고 국제 대회에서 한 번도 투구폼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 심지어 일본에는 오승환보다 훨씬 심한 이중 동작으로 투구를 하는 선수들이 많지만 보크 지적은 받지 않고 있다. 일본 야구에 익숙한 송일수 두산 감독이나 김성근 고양원더스 감독도 오승환의 투구폼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찬호의 속임 동작?
2011년 일본 오릭스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는 세트 포지션이 문제가 됐다. 투구 동작에서 두 손을 가슴에 모은 후 곧바로 공을 던지는 것이 타자를 속이는 기만 행위라고 지적받았다. 일본 심판진은 가슴에 손을 모은 후 일정 시간 머문 후 투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박찬호는 이 보크 판정으로 인해 투구에 한 동안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박찬호의 경우는 야구 종주국인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17년 동안 뛰면서도 그 동작은 보크로 지적받지 않았다. 이런 항의에 대해 일본 심판들은 “일본 야구의 보크 기준이 있다”는 모호한 설명으로 대신했다.
●한국 선수 길들이기?
이런 보크 지적은 일본 프로야구 특유의 ‘외국 선수 흔들기’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오승환이나 박찬호의 투구 동작이 보크에 해당된다기보다는 거물급 외국 투수를 상대로 일본 야구의 높은 심리적인 벽을 보여주고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과 한국의 특수한 관계를 생각해볼 때 용병 중에서도 미국 선수보다는 한국 선수가 그 타겟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보크에 대한 논란만 던져놓고 확실한 답을 주지 않는 것도 외국 선수를 길들이는 과정임을 의심케한다. 일본 프로야구 심판장은 “오승환의 투구폼이 조금 헷갈린다”면서도 “협의를 통해 일관된 판정을 내릴 것”이라고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이에 오승환의 심적 혼란만 가중되는 상황이다. 박찬호의 보크 논란 당시 한 일본 기자는 “일본에서는 해마다 가장 유명한 외국 투수를 상대로 보크 판정을 내려 일본 야구가 엄하다는 인상을 준다”고 고백한 적도 있다.
●심판이 보크라면 보크
보크 판정는 전적으로 심판의 권한이다. 따라서 보크 지적을 받으면 투수가 그 동작을 고치는 수밖에 없다. 이 경우에 오승환은 투구 밸런스를 잡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10년 이상 이어온 투구 동작이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은 아니다. 베테랑 박찬호도 일본 야구 시범경기에서 두 차례 보크 판정을 받고 투수 동작을 수정했지만 정규리그 첫 경기에서 똑같은 보크를 범하고 말았다.
하지만 오승환과 한신 구단은 보크 판정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신 구단은 “오승환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출전해서도 큰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배진환 기자 jba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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