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티끌모아 로맨스’(김정환 감독)는 88만원 세대를 주인공으로 한 러브스토리를 다룬 작품이다. 88만원 세대를 소재로 했기에 영화에는 현실적인 젊은 청춘들의 고달픈 삶이 가슴을 짠하게 만든다. 그래도 시종일관 코믹한 터치를 잃지 않아 유쾌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이웃 건물 옥탑방에서 살고 있는 천지웅(송중기)과 구홍실(한예슬)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모든 걸 포기한 채 술 마시다 옥탑방 앞 평상에 쓰러져 자고 있던 천지웅에게 구홍실이 빈 병을 자신에게 줄 수 있느냐고 묻는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래도 된다는 말이 끝나자마자 구홍실은 점프해서 천지웅의 옥탑방으로 쳐들어온다.
구홍실은 천지웅에게 두 달간 자신이 시키는대로만 하면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역시 얼떨결에 이 제안을 수락한 천지웅은 그 다음날부터 전국 각지를 돌며 버려진 쓰레기 중 팔만한 것들을 함께 모으며 나날이 돈을 벌게 된다.
구홍실은 그렇게 악착같이 돈을 벌면서 펀드에 투자하고 천지웅은 백수로 즐길 것은 즐기며 살자 주의다. 상반된 두 캐릭터가 빚어내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여기에 영화는 두 사람의 사랑을 위한 다양한 복선을 깔아놓아 재미를 더한다.
특히 한예슬의 소박한 인물 연기는 의외로 어울린다. 송중기는 누나 팬들이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귀엽게 나온다. 하지만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재미와 감동의 균형을 잃어간다. 이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10일 개봉.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