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저도 다른 가수 지망생들처럼 대형 기획사를 생각했죠. 하지만 여러 가요기획사 분들을 만나보고 반드시 규모가 큰 기획사에 들어가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아요. 그래서 스스로 기준을 정했죠. 저를 가장 믿어주고 저에게 집중해줄 수 있는 기획사를 선택하기로요.”
그렇게 해서 지난해 11월 오스카ent와 전속계약을 맺고 데뷔 음반 준비에 들어갔다. ‘슈퍼스타K’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혹독한 수업을 받아야 했다. 혼도 많이 났다. 노래를 녹음하면서 한 단어의 처리를 놓고 3주 동안 반복 연습을 해야 했다. 그래도 오래도록 꿈꿔온 가수의 길을 걷는다는 것이 즐겁기만 했다.
사실 길학미는 어린 시절에는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선생님이 출석을 불러도 대답을 제대로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노래를 부를 때만은 달랐다. 길학미란 이름은 할머니가 직접 지어줬다. 태몽에서 한 선비가 일러준 이름이란다. ‘길이길이 학처럼 아름답게 살아라’란 의미다. 아름답게 살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게 노래라는 건 나중에 깨달았다. 한 때는 미용사가 되려 했다. 서울 청량리에 위치한 미용고등학교에 들어갔다. 졸업을 앞두고 진로 고민에 빠졌다.
“정말 제가 좋아하는 게 무언지에 대해 고민해봤더니 노래밖에 없더라고요. 졸업 후 음악학원에 등록하고 가수지망생이 됐죠. 그러던 어느날 함께 학원에 다니던 친구들이 ‘슈퍼스타K’에 너도나도 지원하는 거예요. 저는 솔직히 외모로 뽑을 거란 생각에 관심을 두지 않았어요. 그런데 모두들 지원하니 나만 뒤쳐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2차 예선에 통과하면서 승부에는 관심이 없던 길학미도 마음이 바뀌었다. 승부욕을 불태우게 된 것. 그래서 3위에 그쳤을 때는 정말 많이 울기도 했다.
하지만 최고의 여성 신인이 탄생했다고 해도 좋을 만큼 멋진 데뷔 음반을 발표했다. 최근 공개된 길학미의 미니앨범 ‘수퍼 소울(SUPER SOUL)’은 대작이다. 히트곡 제조기라고 불리는 작곡가 박근태의 작품인 타이틀곡 ‘수퍼 소울’은 리드미컬한 R&B곡으로 멜로디는 해외 팝스타 리한나의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목소리도 독특하면서 중독성이 강하다. 이밖에 ‘스탠드 바이(STAND BY)’ ‘피에스타(FIESTA)’ 등도 다양한 장르의 장점을 흡수한 음악적 성과가 빛나는 곡들이다.
이제 길학미가 기지개를 펴고 첫 활동을 시작하는 4월은 이효리, 손담비 등이 음반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는 별들의 전쟁 시기다. 길학미는 그들을 뛰어넘을 만큼 가요계에 새롭게 떠오르는 별이 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스포츠월드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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