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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주전 세터, 폭발하는 쿠바특급… 장충에 수놓아진 쾌승 ‘건강한 GS칼텍스는 다르다’

입력 : 2025-10-19 18:59:34 수정 : 2025-10-20 12: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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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안혜진. 사진=KOVO 제공

 

지독했던 지난 시즌의 부상 악령이 어깨에서 사라졌다. GS칼텍스의 몸놀림, 당연히 가벼워졌다.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는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진에어 2025~2026시즌 V리그 여자부 홈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25-20 25-21 23-25 25-21) 승리를 거뒀다.

 

시즌 뚜껑을 열어보는 첫판이긴 했지만, 모두의 예상을 뚫은 승리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이날 GS칼텍스가 마주한 상대가 바로 IBK기업은행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여수 KOVO컵 우승과 함께 비시즌 낙관론의 이유를 증명했던 팀이다. 검증된 외인 에이스의 존재, 탄탄한 국내 선수 라인업이 조화롭게 맞물렸다. 올 시즌 여자부 감독들이 입을 모아 우승후보 1순위로 지목한 배경이다. GS칼텍스 또한 비시즌 별다른 보강은 없음에도 올 시즌 충분히 봄배구를 노릴 수 있다는 고평가를 받긴 했으나, IBK기업은행을 상대로는 쉽지 않은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GS칼텍스 이영택 감독. 사진=KOVO 제공

 

모든 걸 허물었다. 그 중심에는 ‘건강한’ GS칼텍스가 서 있었다. 첫째로, 주전 세터 안혜진의 개막전 합류가 결정적이었다. 2020~2021시즌 GS칼텍스가 빚은 여자부 최초의 트레블(KOVO컵·정규시즌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 주역인 그는 최근 어깨와 무릎 부상에 시달리며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앞선 두 시즌 출전이 24경기-57세트에 불과했다. GS칼텍스가 포스트시즌(PS) 진출 없이 하위권을 헤매야 했던 핵심 원인이었다.

 

그랬던 그가 드디어 새 시즌을 건강하게 준비했다. 이날 팀 개막전부터 코트를 지키며 야전사령관으로서 GS칼텍스의 반격을 이끌었다.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와 권민지 쌍포에게 양질의 토스를 분배했다. GS칼텍스의 고질적인 문제인 ‘실바 의존증’을 해소할 수 있는 조율을 펼쳐 보였다. 여기에 자신의 장기인 서브에이스도 2개를 더하는 등 모든 부분에서 존재감을 톡톡히 보여줬다.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은 “서브도 잘 보여주고 전체적으로 잘해줬다. 결국 세터는 경기 운영이 중요한데, 권민지-실바를 활용해 낮은 블로킹 공략을 잘해줬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보완점은 많다. 이제 시즌 시작이다. 사령탑은 “아무래도 공백이 길다 보니 경기 중간에 급해질 때가 있고 타이밍이 빨라질 때가 있다. 그런 점만 잘 체크하고 이야기해주면 충분히 잘 치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GS칼텍스 지젤 실바. 사진=KOVO 제공

 

완승의 두 번째 이유, 역시 ‘외인 에이스’ 실바가 서있었다. 올해 V리그 3년 차를 맞은 그는 여전히 1991년생의 나이를 잊은 활약을 코트에 수놓고 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봄배구 진출이 불발된 팀을 홀로 이끌었던 그는 올해 3연속 1000득점이라는 V리그 최초의 기록에 도전하는 중이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인한 이탈 기간이 있었음에도 1008점을 만들어내는 괴물 같은 힘을 보여줬기에, 올 시즌을 완주하기만 하면 기록은 따 놓은 당상이다.

 

이날도 힘이 느껴졌다. KOVO컵에서 외국인 선수의 출전이 전면 제한되며 실전 감각 부재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훌륭히 떨쳐냈다. 안혜진의 빠른 토스를 받아 상대 코트를 흔들었다. 임명옥이라는 걸출한 리베로에 의해 직선 공격이 연신 차단되는 고비도 있었지만, 끝내 29득점-공격성공률 48.65%로 팀을 이끌었다. V리그 최고 외인의 품격을 또 느낄 수 있던 한판이었다.

 

이영택 감독은 “몸 상태가 완벽히 올라오지 않아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역시 실바는 실바다. 잘한다”고 엄지를 세웠다. 실바도 “개인적으로 KOVO컵을 못 뛰어서 이날이 완전한 첫 경기였다. 팀으로서 강하게 잘 이긴 것 같아 기분 좋다”며 “IBK기업은행이라고 해서 딱히 다른 팀에 비해 다를 건 없다. 누구를 상대하든 내 최선을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준비가 되어있다”고 올 시즌을 향한 굳은 각오를 띄워 보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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