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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1인치] 이승우, PK 양보해서 더 빛났다

입력 : 2017-05-23 21:55:30 수정 : 2017-05-23 21: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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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주·권영준 기자]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골대 왼쪽으로 흘러가 멈춰선 공을 이승우(19·FC바르셀로나 후베닐B)가 집어들었다. 자신이 페널티킥 킥커로 나서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런데 볼을 들고 페널티킥 지점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백승호(FC바르셀로나B)와 눈이 마주쳤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이승우는 자신이 들고 있는 공을 백승호에게 전하며 등을 쓰다듬었다. 양보해서 더 빛났던 이승우였다.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수 이승우는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아르헨티나와의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전반 18분 폭발적인 드리블에 이은 재치있는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어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0일 기니와의 1차전에서도 결승 선제골을 작렬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던 그는 두 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신태용호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이날 선제골은 한편의 그림과 같았다. 중앙선 부근 왼쪽에서 골을 잡은 이승우는 약 20m 가량 아르헨티나 수비수를 달고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백업에 나선 또 다른 수비수가 가로서자, 이승우는 왼쪽으로 공을 툭 쳐놓고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드리블로 제쳤다. 이승우의 엄청난 드리블에 상대 수비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졌고, 골키퍼와 마주한 그는 침착하게 찍어 차는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마치 마라도나-리오넬 메시가 선보였던 과거에 선보였던 그 장면과 흡사했다.

선제골을 터트린 만큼 멀티골의 욕심이 날법했다. 전반 42분 페널티킥 기회가 찾아왔고, 이승우도 내심 기대를 했다. 사실 페널티킥은 경기전 감독 또는 선수단 사이에서 순번을 정하게 마련이다. 이번 대회 이전까지 페널티킥 상황에서는 백승호가 1번 킥커였다. 다만 이는 반드시 지켜야할 규칙은 아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활약하는 손흥민 역시 이번 시즌 초반 에릭 라멜라와 페널티킥 킥커를 두고 언쟁을 한 바 있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선수라면 누구나 킥커로 나서고 싶어하는 욕심이 있다.

그런데 이승우는 웃으면서 욕심을 누르고 백승호에게 양보했다. 그만큼 성숙했다는 뜻이며, 개인보다는 팀을 위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수 이승우는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아르헨티나와의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득점포를 터트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사진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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