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나는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대상 시상식에서 3관왕에 오르며 2024년을 자신의 해로 물들였다.
◆3개의 왕관
올 시즌 가장 화려하게 빛났다. 시즌 우승은 단 한 번(8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뿐이었지만, 누구보다 꾸준했다. 25경기를 치러 준우승 4번, 3위 3번 포함 톱10 진입만 14차례에 달한다. 컷 탈락은 4번에 불과했다. 톱10 확률이 56%로 유일하게 50%를 넘은 선수로 남은 윤이나다.
안정적인 활약이 3관왕의 바탕이 됐다. 대상포인트에서 535점을 쌓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대상 영예를 안았다. 상금 12억1141만5715원을 쓸어담아 치열했던 상금왕 레이스에서도 웃었다. ‘1승 상금왕’은 2012년 김하늘 이후 12년 만이다. 여기에 최저 타수상(70.05타)까지 얹으면서 영광스러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대상을 수상한 윤이나는 단상에 올라 “2024년은 정말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항상 제 곁에서 당신들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옆에 계셔주시는 부모님께 감사하고, 이 자리를 빌어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눈물 지었다. 이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빛이나’ 팬 분들께도 감사하다. 제가 ‘반짝이’라고 부르는데, 여러분 덕에 모든 기운을 뿜어내며 경기할 수 있었다. 올 연말에 모든 분들께서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2025년에는 모든 우주의 기운이 깃드시기를 바란다”는 소감을 전했다.
◆주홍글씨
굴곡진 과거를 보내고서야 찾아온 성공의 순간이다. 윤이나는 2021년 KLPGA에 입회해 2022년 본격 데뷔를 알렸다. 호쾌한 장타로 인기몰이에 나서며 차세대 스타로 비단길을 예고했다. 하지만 2022년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오구(誤球) 플레이(자신의 것이 아닌 공을 치는 행위)’ 늦장 신고라는 부정행위로 선수생활 치명상을 자초했다. 대한골프협회와 KLPGA로부터 3년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무거운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경기 감각 유지를 위해 미국 마이너 투어를 뛰면서 벌어들인 상금을 모두 기부했고, 사회 봉사를 거듭했다. 그 과정 끝에 징계 감면이 결정되면서 출전정지 기간이 1년 6개월로 줄었고, 그 덕에 올 시즌 전격적인 복귀를 알릴 수 있었다.
‘트레이드 마크’인 장타력은 변함이 없었다. 올해 드라이브 거리도 254.98야드로 전체 2위를 찍었다. 팬들은 돌아온 그의 파워에 환호성을 보내기도 했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페어플레이 정신을 해쳤던 그를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정신적으로 쉽지 않았던 한 해지만, 3관왕이라는 완벽한 엔딩을 써냈다.
윤이나는 “그저 매 경기 행복하고 감사하며 치렀다. 더 꾸준한 선수가 돼라고 주시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더 좋은 모습으로 꾸준한 선수가 되겠다.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꿈을 안고
시상식을 마친 윤이나는 28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다음 달 5일부터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매그놀리아 그로브 골프클럽에서 시작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 최종전에 나서기 위함이다. 25위 이내에 들면 다음 시즌 LPGA투어 출전권을 얻을 수 있다.
미국 진출을 위한 새로운 매니지먼트 계약도 일찌감치 마쳤다. 과거 박세리, 최나연, 신지애 등의 매니지먼트사이자 현재 고진영, 박성현, 유해란 등을 관리하는 세마스포츠마케팅과 손을 잡았다는 소식이 지난 26일 전해졌다. 더 큰 꿈을 향해 전진하려는 윤이나다.
삼성동=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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