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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 말해요’, 복수는 그렇게 로맨스가 된다 [SW리뷰]

입력 : 2023-04-09 17:24:01 수정 : 2023-04-10 09:3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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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흩날리는 봄날에 딱 맞는 감성 로맨스다. 배우 이성경, 김영광 주연의 ‘사랑이라 말해요’가 몽글몽글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이라 말해요’는 복수에 호기롭게 뛰어든 여자와 복수의 대상이 된 남자의 감성 로맨스다. 결코 만나지 말았어야 할 두 사람의 만남은 예상치 못한 전개를 만들어낸다. 절망의 끝에서 시작한 ‘복수’는 그렇게 ‘로맨스’가 됐다.

 

부모의 불륜으로 인해 망가진 두 남녀의 이야기다. 이성경이 연기하는 심우주의 운명은 그야말로 기구하다. 아버지(안내상)의 불륜을 보고 달리는 차에 뛰어들었다. 사고의 여파로 운동을 그만두고 가족을 부양하기 시작하면서 그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불륜의 상대에게 가족의 추억이 깃든 집까지 빼앗기면서 ‘그 여자의 아들’, 한동진을 향한 복수심을 키운다. 

 

김영광은 복수의 대상 한동진을 연기한다. 젊은 나이에 성공한 책임감 강한 대표지만 하나뿐인 가족인 엄마가 자신의 유일한 약점이라고 고백하는 남자다. 가방끈 다 닳은 백팩을 메고 출퇴근을 반복한다. 그의 무미건조하던 얼굴은 심우주를 만나 비로소 감정이 차오른다. 

‘복수극’을 예상했다면 명확하게 빗나간다. 하지만 자극적이지 않아도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부모가 아니었다면 만나지 않았을 인연이지만, 부모로 인해 서로를 알게 되고 상처를 보듬는다. 극의 전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눈빛도 표정도 닮아있는 두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비밀을 감추고 홀로 살얼음판을 걷는 우주의 행동에 조마조마하지만, 답답함보다는 걱정과 공감이 앞선다. 

 

복수심으로 시작한 관계는 결코 통쾌한 엔딩을 가져올 수 없었다. 이 관계의 결말을 알고 있는 심우주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진을 택했다.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절친 윤준의 걱정과 비난에도 멈출 수 없는 감정이었다. 사실이 탄로 나고도 ‘한동진만큼은 모르게 하고 싶었다’는, ‘지나가면서라도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눈물 섞인 고백은 진심이었다. 

 

높게는 2배속까지 제공하는 타 플랫폼에 비해 ‘사랑이라 말해요’를 공개하는 디즈니+는 배속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색함도 잠시 ‘사랑이라 말해요’는 정배속이 어울리는 드라마다. 인물들의 눈빛, 숨소리, 대사 하나까지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이들의 감정을 더 깊이 있게 공감하게 된다. 

심우주는 사실상 삼 남매의 가장이다. 자신의 꿈을 찾기보다는 언니, 동생의 평범한 미래를 꿈꾼다. 독설을 내뱉던 입으로 조심스럽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비로소 찾은 사랑은 펴보지도 못하고 지고 만다. 심우주를 떠나 보낸 이성경은 오는 28일 첫 방송을 앞둔 ‘낭만닥터 김사부3’로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시즌2에 이어 돌아올 차은재(이성경)의 성장에도 기대가 모인다. 

 

한동진은 외롭다고 말하지 못하고 소리 내 울지도 못한다. 이별을 고하는 심우주를 꽉 안고 눈물 흘릴 뿐이다. 영화 ‘너의 결혼식’(2018), 드라마 ‘초면에 사랑합니다’(2019) 등에서 로코물의 김영광을 봐왔지만, 감성 멜로물에선 또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싸이코패스를 연기했던 전작 ‘썸바디’와는 놀랄 만큼 달라졌다. 이제껏 보여준 ‘배우 김영광’의 작품들을 천천히 톺아보게 한다. 

 

윤준 역의 성준, 심혜성 역 김예원의 아픔과 성장도 공감을 끌어낸다. 홀로 품고 있던 아픔을 고백하고, 사람으로 인해 생긴 상처를 결국 사람을 통해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사랑이라 말해요’는 단 2화만을 남겨두고 있다. 유언장의 존재를 알게 된 우주네 가족은 무사히 집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두 사람이 악연의 큰 산을 넘고 다시 재회할 수 있을까. 마지막 2화는 오는 12일 공개된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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