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해냈다.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기대주 이해인(17·세화여고)이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4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서 기술점수(TES) 75.53점, 예술점수(PCS) 71.79점, 합계 147.32점을 받았다. 22일 쇼트프로그램에서 73.62점을 획득한 이해인은 총점 220.94점으로 전체 2위에 올랐다. 금메달은 일본의 사카모토 가오리가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세계선수권 2연패를 달성했다.
피겨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 다음으로 권위 있는 대회다. 이전까지 한국 선수가 시상대에 오른 것은 ‘피겨 여왕’ 김연아가 유일했다. 개인 통산 6개의 메달(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을 수확했다. 2007년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피겨스케이팅 사상 첫 세계선수권 메달을 품은 게 시작이다. 마지막은 2013년 금메달이다. 김연아가 은퇴한 뒤로는 메달 명맥이 잠시 끊겼다. 유영(수리고)가 지난해 여자 싱글 5위에 오른 것이 한국 선수의 최고 성적이었다.
무려 10년 만에 이해인이 해냈다. 개인 최고점을 경신하며 활짝 웃었다. 이해인의 220.94점은 지난해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딸 때 기록한 종전 자신의 ISU 공인 최고점(213.52점)을 무려 16.42점을 끌어올린 것이다. 이해인은 지난달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오른 바 있다(210.84점). 한국선수로는 2009년 김연아 이후 14년 만에 거둔 쾌거다. 한 때 부진한 모습으로 2022 베이징올림픽 출전이 불발되기도 했으나 보란 듯이 극복해냈다.
함께 출전한 김채연(수리고)은 6위에 자리했다. 생애 첫 시니어 세계선수권에서부터 톱10에 진입, 희망을 밝혔다. 프리스케이팅서 139.45점을 얻어 총점 203.51점을 마크했다. 이해인과 김채연의 활약으로 한국은 2024년 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출전권 세 장을 따내게 됐다. 출전한 선수가 3명일 경우, 상위 2명의 순위 합계가 13 이내면 출전권 세 장을 얻을 수 있다. ‘피겨 장군’ 김예림(단국대)은 총점 174.30점으로 18위에 머물렀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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