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대전 권영준 기자] “팀 먼저요. 팀 우선이요. 팀을 위해서요.”
더그아웃 현장에서 만난 한화 선수단의 인터뷰가 점점 동일화하고 있다. 팀 분위기는 뜨거워지고 있고, 이 모습을 바라보는 팬들은 신이 났다. 2019시즌 한화는 여전히 단단하다.
9일 대전 SK전을 앞둔 한화의 더그아웃에 이성열이 나타났다. 185㎝의 건장한 체구라 눈에 띄지 않을 리 없다. 인터뷰 요청에 “저요? 저는 왜?”라고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이성열은 지난 2일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팀 주장의 책임감에 팀에 남아 선수단과 동행하며 치료와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이성열은 “초반에 페이스가 좋았는데, 이제 타격 순위에 내 기록이 모두 사라졌다”고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더니 “예상보다 회복 속도가 빠르다. 주말 타격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주말 동안 한용덕 감독님께서 직접 이성열 선수의 상태를 챙기셨다. 팔꿈치를 완전히 폈을 때 통증이 사라졌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성열은 “하루라도 빨리 팀에 합류해 도움을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팀 상황상 외야수 출전도 필요한 시점인데, 이성열은 “팀 분위기가 좋을 때 부상으로 이탈해 동료들에게 빚을 졌다”라며 “외야수도 상관없다. 무엇이든 시켜주시면 다 할 수 있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성열의 머릿속은 온통 ‘우리 팀’뿐이었다.
이성열뿐만 아니라 한화는 정근우, 김태균, 정우람 등 각자 상황에 사연이 있다. 그러나 팀을 위해 헌신하는 것을 가장 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다. 베테랑의 품격은 토종 고참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워윅 서폴드, 채드 벨도 “젊은 투수들은 재능이 있다. 우리가 이들을 잘 이끌어가겠다”고 전했다.
베테랑만 끌어준다고 팀이 단단해지는 것은 아니다. 한화의 미래, 신예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노시환은 포수로 출전했다. 9일 더그아웃에서 만난 포수 최재훈은 “나 때문에 시환이가 힘든 경험을 했다. 따로 찾아가 미안하고 했다”고 설명했다. 주전 포수이자 팀 중고참으로 후배를 챙긴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노시환의 이야기이다. 최재훈은 “시환이가 ‘포수도 해보니깐 재밌다’고 말하며 웃더라. 분명 엄청 힘들었을 텐데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웠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구단 관계자와 나누면서 다른 사실을 확인했다. 관계자는 “시환이가 고등학교 시절 포수를 해봤지만, 사실 프로 투수의 공은 처음 받아봤다. 경기 후에 날아오는 공이 무서웠다고 하더라. 그래도 스스로 ‘좋은 경험을 했다’고 웃어서 참 대견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노시환은 최재훈이 걱정할까 겉으로 재미있었다고 웃어넘긴 것이다. 또한 팀을 위해 스스럼없이 새로운 포지션에 대해 순응하고,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시환은 앞서 유격수, 1루수 훈련을 병행하며 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노시환은 “1군에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어떤 포지션이든 팀에 힘을 조금이나마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노시환만 팀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밀레니엄둥이’로 일컫는 정은원, 노시환, 변우혁 등 신예 선수들이 베테랑을 의지하면서도 스스로 팀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한화가 시즌 여러 악재 속에서도 팀 색깔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이다. 한화의 ‘팀 멘탈리티’는 베테랑이고 신예고 구분이 없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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