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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이야기]한국 金 깎아먹는 야속한 장대비

입력 : 2008-08-14 23:04:42 수정 : 2008-08-14 23: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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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웃고 비에 우는 게 요즘 베이징의 날씨입니다. 중국 정부는 개막식이 열리는 지난 8일 비가 내려 그동안 준비한 것들이 무산될까 노심초사했는데요. 그래서 개막을 며칠 앞두고 인공강우 방식으로 비를 미리 내리게 조치, 공기를 정화하고 개막 당일 쾌청한 날씨를 만들 수 있었다네요.

그런데 개막 이틀 뒤인 10일엔 장대비가 쏟아져 야외경기 진행에 차질을 빚었고, 결국 여자 양궁 단체전은 준결승을 폭우 속에 치른 뒤 결승은 예정시간보다 연기되는 사태를 빚기도 했습니다. 잠시 주춤하던 비는 14일 다시 베이징을 찾았습니다. 이번엔 지난 10일보다 더 규모가 큰 장대비였는데요. 이 때문에 기자는 예정보다 3시간을 더 비행기에 묶이는 봉변(?)을 당했습니다.

13일 상하이로 내려와 남자 축구 한국-온두라스전을 취재한 뒤 다음 날 베이징으로 올라가는 일정이었습니다. 상하이에서 베이징까진 정확히 두 시간. 그러나 순항하던 비행기에서 베이징 입성 15분을 앞두고 “들어갈 수 없다”는 발표가 나옵니다. 장대비로 인해 베이징 서우두 공항의 이착륙이 전면 금지됐다는 게 그 이유였죠. 가장 가까운 텐진공항은 베이징에 가지 못한 비행기들이 이미 주차장처럼 빽빽하게 몰려 있었고, 그래서 10명의 한국 기자단을 태운 비행기는 베이징에서 자동차로 3시간 거리에 있는 중소도시 타이위엔 공항에서 한 시간을 보낸 뒤 베이징으로 들어갔습니다. 예상치도 않게 5시간을 좁은 좌석에 묶였던 기자단은 진이 다 빠진 표정으로 베이징에 입성했죠.

한국 선수들에게도 14일 비는 결코 반갑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야구 대표팀이 중국과 경기를 하다 두 차례나 중단된 끝에 결국 17일 6회말 1사부터 다시 재개하기로 결정됐고, 여자 양궁도 비에 중국 관중들의 매너 없는 응원이 어우러져 24년 만에 개인전 금메달을 놓쳤기 때문이죠. 베이징은 아니지만, 12일엔 온두라스전 전날 상하이에서 최종훈련을 하던 축구대표팀이 천둥 번개와 갑자기 몰아친 폭우로 30분만에 철수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폐막일을 제외하고 대회 기간 중 인위적으로 날씨를 조절하지 않겠다 합니다. 비가 오는 것은 괜찮은데 우리 선수들 제 실력 내는 데 방해되지는 않을까 걱정됩니다.

스포츠월드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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