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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이야기]중국 '혐한증' 미운오리 코리아

입력 : 2008-08-15 22:54:33 수정 : 2008-08-15 22: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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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올림픽에서 현장 취재하다 보면 놀란 점이 있습니다. 중국 관중들의 한국 선수단에 대한 태도가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박태환과 장린이 나란히 금· 은메달을 목에 걸며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운 수영장은 조금 달랐지만, 대부분의 경기장에서는 한국에 야유를 보내거나 한국과 상대하는 국가에 열렬한 응원을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개막식 때에도 느껴졌습니다. 한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는 어느 정도 박수 소리가 들리는 데 그쳤지만 북한 선수들이 들어올 때는 이보다 훨씬 큰 환호와 함성이 터졌습니다. 사실 정치적인 면에서 한국보다는 북한과 훨씬 가깝다는 점에서 중국인들의 이런 태도를 이해할 수도 있지만 10년 전부터 한류바람이 분데다 한국인들의 중국 러시 등으로 급속도로 교류가 늘어난 까닭에 오히려 보통 사람들에게는 한국이 더 가깝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통역 요원으로 일하는 한 조선족 자원봉사자와 얘기를 나누다가 중국 관중들의 한국 선수단에 대한 비호의적인 이유를 감 잡을 수 있습니다. 통역원의 말에 따르면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인들에게 ‘반한 감정’이 적지 않게 생겼다는 것입니다. ‘혐한증’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반한감정은 이런저런 것들이 쌓여서 이뤄진 것이겠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결정타가 된 것은 역시 국내 방송사의 개막식 리허설 장면 보도였습니다.

 사정과 진의가 어떻건 간에 이로 인해 그동안 묻어뒀던 반한감정이 폭발하는 계기가 됐고, 이것이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대한 야유와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한류스타들에 대한 사랑이나 네티즌들 가운데서는 부상 투혼을 보인 이배영이나 박태환, 한국 양궁 등에서 한국 스포츠의 열정을 배우자는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목소리는 일부 목소리에 불과할 뿐입니다. 문제는 중국인들의 이런 태도가 올림픽 이후까지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점입니다. 스포츠가 양국의 우의를 다지는 장이 되야 하지만 현 상황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중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없애도록 노력해야 할 때인 듯합니다. 

스포츠월드 eidy015@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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