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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이야기]13억 대륙을 울린 50세의 여검객

입력 : 2008-08-13 08:52:44 수정 : 2008-08-13 08: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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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검이 24년 만에 돌아왔답니다.

중국인들은 연일 쏟아지는 자국 선수들의 금메달 소식에 연일 행복한 표정인데요. 12일 만큼은 캐나다 유니폼을 입고 나온 펜싱 선수가 더 화제에 올랐습니다. 바로 11일 여자 펜싱 플뢰레에 출전한 루안주지에 선수 때문입니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그는 중국계 선수인데요. 특히 무려 50살이나 됩니다.

루안주지에는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중국의 ‘오성홍기’를 달고 이 종목에서 우승한 금메달리스트. 아시아 선수 중 처음으로 펜싱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역사도 함께 썼습니다.

하지만 그는 1988서울올림픽을 끝으로 홀연히 사라집니다. 선수 생활 내내 그를 괴롭혔던 신장 때문인데요. 결국 캐나다로 치료와 유학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떠났고, 1994년 캐나다 시민권을 얻게 됩니다. 다만 나이가 들어도 검을 계속 놓지 않았고 2000시드니올림픽에 캐나다 대표로 출전한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 ‘조국의 첫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50의 나이에도 캐나다 대표 선발전을 거쳐 이곳(베이징)에 오게 됐습니다.

그가 11일 경기할 때 관중석은 그를 응원하는 중국인들의 함성으로 가득했고, 루안주지에는 1라운드에서 13-9로 승리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祖國好”, 즉 “조국이여 잘 있었나요”란 붉은색 플랜카드를 꺼내들어 중국인들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네요. 이 사진과 그의 이야기는 12일 중국의 모든 신문에 대서특필됐습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중국에 대한 한 마디였습니다. “조국도 나를 버린 게 아니고, 나도 조국을 버린 게 아니다.”

스포츠월드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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