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에서의 아쉬움, 이겨냈다.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21·고려대)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9일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2022~2023 시즌 ISU 피겨 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90.19점, 예술점수(PCS) 84.22점을 합친 174.41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점수 80.35점을 더해 최종 합계 254.76점으로 전체 3위에 올랐다.
차준환은 이날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 174.41점은 이번 시즌 차준환이 받은 프리스케이팅 최고 점수였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세운 개인 최고 점수 182.87점엔 미치지 못했다. 무엇보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의 아쉬움을 툴툴 털어버리는 모습이었다. 당시 차준환은 점프에서 연달아 실수를 범하며 6위에 그친 바 있다. 메달권 진입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지만 뒷심을 발휘하며 시상대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1차 대회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메달이다.
이번 시즌 차준환의 프리스케이팅 곡은 영화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No Time to Die (노 타임 투 다이)’다. 첫 점프였던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깨끗하게 성공시키며 힘차게 출발했다. 기본 점수 9.7점에 수행점수(GOE) 3.19점까지 챙겼다. 이어진 쿼드러플 토루프도 완벽했다. 후반부 트리플 악셀-싱글 오일러-트리펄 살코 콤비에니션 점프가 언더로테이티드(under rotated·점프의 회전수가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모자라는 경우) 판정을 받아 GOE가 살짝 깎이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다. 스핀, 시퀀스 등은 모두 최고 레벨4를 받았다.
다만, ‘왕중왕전’격이라고 할 수 있는 파이널 무대에 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두 차례 대회에서 포인트 22점(3위 11점)을 확보한 상태다. 전체 6위에 해당하는 수치. 마지막 6차 대회에서 새롭게 상위권으로 뛰어오를 강자가 많은 점을 고려할 때 자력으로 파이널에 나서기는 어려울 듯하다. 앞서 차준환은 2018~2019시즌 2개의 대회서 모두 동메달을 따내며 파이널에 진출한 바 있다. 해당 무대에서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최초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사진=AP/뉴시스 (차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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