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 기자] 지난 15일 초유의 ‘카카오톡 오류’ 사태가 발생하면서 전 국민의 일상 곳곳이 타격을 입었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은 물론 택시, 송금, 각종 인증을 비롯해 카카오와 연결된 기타 서비스까지 먹통이 되면서,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카카오’의 파급력을 새삼 확인하게 된 계기다.
카카오톡 서비스에 문제가 생긴 것은 15일 오후 3시30분 무렵이다. 카카오톡 데이터 서버가 위치한 SK 판교캠퍼스에서 발생한 화재가 원인이었다. 안전을 위해 데이터센터 전원을 차단하고 진화 작업이 이뤄짐에 따라 복구도 더디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메신저·이동·금융·소비·엔터 등 줄줄이 ‘빨간불’
카카오톡 오류는 적게는 소통 불가부터 시작됐다. 업계 추산 국내 모바일 메신저 점유율 97%에 육박하는 ‘국민 메신저’의 오류는 가족·친구는 물론 업무를 위한 소통도 멈춰 서게 했다. 카카오톡 ‘챗봇’을 이용해 각종 문의, 상담 서비스를 진행하는 관공서·기업들도, 카카오톡을 이용해 예약·주문·순번안내 등을 관리하던 상인들도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였다.
카카오톡 서비스 제한으로 이동 및 금융에도 제동이 걸렸다. 카카오맵 오류로 길찾기 및 장소검색이 안됐고, 카카오T 서비스 오류는 카카오 택시·내비 서비스 불가로 이어졌다. 카카오페이도 불통이 되며 카카오톡을 통한 결제·송금 등도 멈췄다.
카카오의 대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인 멜론도 일부 서비스가 먹통이 됐고, 카카오웹툰, 게임즈 등도 서비스에 차질을 빚었다. 카카오톡 하나의 오류로 분야별 서비스가 타격을 입자 온라인상에서는 ‘카카오 서비스 대체앱’ 목록이 돌기도 했다.
◆재발 방지책·보상 등의 문제 남아
16일 오후 현재 대부분의 카카오톡 서비스가 복구된 상태다. 그러나 지난 4일에도 카카오톡 오류가 있었던 만큼, 반복되는 서비스 오류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사태의 경우 유독 카카오만 복구가 오래 걸리면서 의아함을 자아냈다. 해당 건물은 카카오뿐만 아니라 네이버,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도 입주해 있다. 네이버의 경우 화재 발생 이후 ‘쇼핑라이브’, ‘영수증 리뷰’ 등 커머스 서비스 일부에 오류가 발생했으나, 3시간 만인 오후 6시30분쯤 복구가 완료됐다. 메인 서비스 서버는 춘천에 두고 일부 서비스는 판교 등에 분산, 이원화해 운영한 덕이다.
카카오 역시 “외부 상황에 따른 장애 대응을 위한 이원화 시스템을 갖고 있으며, 화재 발생 이후 즉시 이원화 조치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과 같이 데이터센터 한 곳 전체가 영향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으로, 해결에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사태 복구 이후 카카오가 어떤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보상 문제도 관심사다. 앞서 KT 등 통신사가 관련 시설 화재로 전국적인 통신 장애를 일으킨 후 소상공인에게 보상한 사례는 있으나, 플랫폼 사가 이처럼 대규모 장시간 장애를 일으킨 것은 초유의 사태다.
관련 업계에서는 선례도 없고 서비스별 약관이 달라 정확한 피해 보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중심으로는 관련 규정에 따라 보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으며, 세부 규정 등을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일이 꽤 소요될 전망이다.
한편 16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음악 플랫폼 멜론은 카카오 서비스 중 처음으로 서비스 장애 보상안을 내놨다. 이에 따라 이날 기준 멜론 이용권을 보유한 고객 모두의 이용권 사용 기간이 3일간 연장된다. 또한 애플과 구글 인앱 결제로 구매해 결제일 변경이 어려운 경우나, 15일이 이용 기간 마지막 날이었던 이들에게는 멜론 캐시 1500원이 지급된다. purp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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