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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시선] 번지수 잘못 찾은 '골목식당', 이대로 괜찮나

입력 : 2019-01-09 14:28:40 수정 : 2019-01-09 14:2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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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침체된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던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표류하고 있다. 잘못된 가게 선정부터 음식이 아닌 사람을 갱생시키는 오지랖까지,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단단히 잘못 찾은 듯하다.

 

2018년 1월 첫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은 죽어가는 골목을 살리고, 이를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과정을 담는 ‘거리 심폐소생 프로젝트’다. ‘요식업계 미다스 손’ 백종원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인 만큼, 요식업의 기본부터 음식의 맛까지 적재적소 솔루션을 선사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던 골목상권을 부활시키겠다는 원대한 포부가 담긴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골목식당’에서 전파를 탄 상권만 해도 무려 10곳. 서울 이대 삼거리 꽃길을 시작으로, 충무로 필 스트리트, 공덕 소담길, 해방촌 신흥시장, 뚝섬, 인천 신포시장, 대전 청년구단, 성내동 만화거리, 홍은동 포방터시장, 청파동 하숙골목까지 다양한 가게와 사람들이 등장했다. 그 과정에서 장사의 기본이 안 된 점주, 불통의 끝을 보여준 점주, 방송 효과를 노리고 이득을 보려는 점주가 등장해 시청자의 맹비난을 받는 등 연일 뜨거운 화제를 몰고 다니고 있다. 

 

그런데 최근 방송되는 ‘골목식당’을 보면 본래 취지가 퇴색됐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첫 번째는 ‘거리 심폐소생 프로젝트’가 아닌 ‘인간 갱생 프로젝트’로 둔갑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방송된 포방터 시장 편의 홍탁집 아들이다. 요식업에 대해 솔루션을 제공해야 할 백종원 대표는 ‘요식업 선배’가 아닌 ‘인생 선배’가 된 듯했고, 일반인 참가자를 다그치는 장면이 장시간에 걸쳐 전파를 타곤 했다. 마치 한 편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시청률에 목을 맨 ‘골목식당’ 제작진의 과욕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 과정에서 공인이 아닌 일반인 참가자들은 무차별한 마녀사냥을 당하는 등 자극적인 편집으로 그들을 ‘국민 욕받이’로 전락시키고 있다.

 

두 번째는 ‘골목식당’에 참여하는 가게 선정에서도 본래 취지와 심하게 어긋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방송분에 등장한 청파동 하숙골목의 피자집 사장과 고로케 사장은 ‘금수저 의혹’에 휩싸였다. 루머가 사실이 아니더라도 진짜 문제는 절실함이 없는 참가자를 방송에 등장시켰다는 점. 심지어 일부 방송분에서는 요식업을 시작한 지 며칠 안 된 가게 점주가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정작 ‘골목식당’과 백종원의 도움이 필요한 점주는 등한시하고 있는 격. 방송을 거듭할수록 절실한 참가자보다 논란이 될만한 점주들만 등장한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피로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골목상권 부활을 야심 차게 외쳤던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 1주년을 맞은 만큼 초심을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거리 심폐소생 프로젝트’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도록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한 순간이다.

 

giback@sportsworldi.com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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