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올 시즌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10승에 올랐다. 13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이룬 쾌거다. KIA가 10승에 선착한 것은 2013년 이후 4년 만이다. 비록 시즌 초반이지만,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737일 만에 단독 1위에 오르는 등 달라진 KIA를 가늠케 하는 요소들이 곳곳에서 긍정적인 기운들을 뿜어대고 있다.
◆ 막강 선발진
초반 상승세의 원동력은 단연 ‘선발진’에 있다. 16일 현재 KIA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2.09를 기록, 리그 최상위에 올라 있다. 특히 헥터 노에시-팻딘-양현종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은 그야말로 막강 그 자체다. 올 시즌 이들이 합작한 승수만 벌써 7승이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는 9번이나 나왔고,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도 7번이나 된다. 헥터와 팻딘은 이미 완투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선발진이 앞에서 긴 이닝 동안을 든든하게 버텨주니 약점으로 지목되는 불펜문제까지도 상쇄되는 모양새다.
◆ 두꺼워진 선수층
두꺼워진 선수층도 KIA가 강해진 부분이다. 주전급 선수가 빠져도 티가 나지 않는다. 일례로 지난 15일 광주 넥센전에 붙박이 주전 유격수 김선빈이 장염 증세로 선발 라인업에 제외됐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대신 김지성이 펄펄 날았다. 홈런을 포함해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주전 2루수 안치홍이 늑골 부상으로 뛰지 못할 때에도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서동욱이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웠다. 현재도 주전 3루수 이범호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지만 김주형이 있기에 문제없다.
◆ 천적관계 청산
내친김에 천적관계도 청산 중이다. 두산에 이어 넥센을 상대로 차례로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두 팀은 최근 몇 년간 KIA에게 강한 모습을 보였던 팀이다. 두산은 지난 2년 동안 KIA를 상대로 19승13패를 기록했다. 넥센은 그보다 더 심하다. 지난 3년간 KIA에게서 무려 35승을 챙겨갔다. 그동안 KIA는 13승(4승-4승-5승)을 얻는 데 그쳤다. 특정 팀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면 그만큼 순위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해는 시작부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해묵은 천적관계마저도 지워가며 승승장구 중인 KI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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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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