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는 꿈만 꾸고 있습니다.”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의 핵심 포워드 이해란이 해외 진출을 향한 꿈을 조심스레 밝혔다. 다만, 단서를 달았다. 기복을 줄이고 더 발전한 다음의 일이라는 것. “아직까진 많이 부족하다”고 말을 아낀 그는 “안정적인 선수가 되는 게 먼저다. 멀리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생명이 전체 1순위로 선택한 유망주 출신이다. 2003년생인 이해란은 182㎝ 큰 키와 빠른 스피드를 겸비했다. 4년 전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서 가장 빠른 순번으로 호명됐고, 데뷔 후 곧바로 2021∼2022시즌 신인왕을 차지하면서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해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표팀 일원으로 참가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시즌 소속팀에서 키아나 스미스, 배혜윤과 함께 삼각편대를 맡아 정규리그 3위(12승7패·승률 0.632)를 이끌고 있다. 13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하나은행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 원정 KB국민은행전이 대표적이다. 75-52 대승을 거둔 가운데 셋이 합작한 점수만 55점이다. 이해란이 가장 많은 22점을 책임졌고, 배혜윤(18점), 키아나(15점)이 그 뒤를 따랐다.
프로 4년차를 맞이한 이해란의 가파른 성장세가 돋보인다. 올 시즌 19경기에 출전해 평균 31분41초를 뛰어 13.3점·6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득점의 경우 리그 4위에 해당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화력에 정확성까지 갖췄다. 야투율(57.6%)과 2점슛 성공률(62.1%) 모두 리그 으뜸이다. 그렇다고 외곽 승부가 없는 옵션도 아니다. 33.3%의 3점 슛 성공률(10성공/30시도)을 마크했다.
사령탑의 믿음도 두텁다. 하상윤 삼성생명 감독은 이해란의 발전을 두고 “자신감이 붙으면서 슛 성공률도 올라갔다. 또한 평소에도 궁금한 게 있으면 코칭스태프를 찾아 물어보는 등 많이 배우려고 하는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박지수(갈라타사라이), 박지현(아줄마리노 마요르카 팔마)이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선배들의 길을 따라가고자 하는 이해란은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그는 “아직까지는 꿈만 꾸고 있다. 여기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감독은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도 “그러기 위해서는 3&D 유형으로 3점슛과 수비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 대표팀 일정도 있고, 체력적인 부분에서 연습할 시간이 마땅치 않은 편이다. 아직은 좀 벅찬 게 있지만, 올해 슛만이라도 더 장착할 수 있다면 참 좋을 듯싶다”고 내다봤다.
청주=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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