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예인의 정치적 발언이 늘어나며 폴리테이너가 뉴스를 장식 중이다. 이에 실제 금배지를 단 연예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연예인 출신 1호 국회의원은 배우 고 홍성우다. 1978년 1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11대, 12대에도 국회의원으로 선출돼 3선 의원을 지냈다.
13대에는 배우 최민수의 아버지이자 배우·감독으로 활약한 고 최무룡이 대표적이다. 14대 총선이 치러진 1992년은 코미디언 고 이주일, 배우 최불암, 강부자, 이순재 등이 당선돼 가장 많은 연예인 출신 국회의원이 배출된 해로 기억된다.
15대와 18대엔 배우 정한용과 최종원이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됐다. 배우 고 강신성일은 11대와 15대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2000년 16대 총선에서 당선돼 3수 만에 국회에 입성했다. 청산리전투를 승리로 이끈 김좌진 장군의 손녀이자 야인 김두한의 딸로, ‘주몽’ 송일국의 엄마로 널리 알려진 배우 김을동은 2선 의원이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국회 배지를 달고, 19대 총선에서 재선 의원을 지냈다.
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지난해 총선에는 2명의 연예인이 금배지에 도전했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개그맨 서승만은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24번을 받았다. 당선 가능성이 비교적 낮은 21~30번인 ‘2그룹’에 이름을 올렸음에도 본인의 적극적 참여 의지가 있었다는 민주당의 설명이다.
가수 리아는 본명인 김재원으로 인생 2막을 열었다.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7번을 받아 22대 국회에 비례대표 의원으로 입성했다. 입당 후 자신의 SNS를 통해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김 의원은 “툭하면 ‘좌파’라 불리고 여기저기 눈치를 봐야한다. 입바른 소리 한번 했다가는 그나마 가끔 들어오는 지원이나 행사 일감마저도 하지 못하게 된다”고 정치권에 뛰어든 계기를 설명했다. 김 의원이 첫 번째로 준비하는 법안도 블랙리스트 방지법이다.
연예인의 정치 도전이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의하는 입장에서 유명인은 손쉽게 정당을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다. 높은 인지도와 대중의 인기, 바른 이미지는 개인을 홍보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당의 쇄신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유명인의 자질·능력 부족도 이유가 될 수 있으나 동료 정치인들의 선입견에 부딪혀 입법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정작 정당의 홍보·시위 행사와 같은 이벤트에만 얼굴을 비치는 폴리테이너처럼 되는 이유다. 실제로 유명인의 정치 활동에 대한 대중의 기대는 크지 않은 상태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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