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침묵을 마침내 깼다.
자신도, 팀도 구해냈다. 황희찬은 17일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홈 경기에서 시즌 1호골을 터뜨리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강등권에서 헤엄치던 울버햄튼은 게리 오닐 감독 경질,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 선임 이후 2연승을 달렸다. 4승 3무 11패(승점 15)를 기록하며 리그 17위로 올라섰다. 강등권도 탈출이다.
부진과 부상이 겹쳐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선발보단 교체 출전이 더 잦았던 이유다. 이날 역시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마테우스 쿠냐의 코너킥 득점으로 1-0 앞선 후반 29분이었다. 곤살루 게드스와 손바닥을 마주치며 그라운드로 향했다.
우리가 알던 원래 모습이었다. 후반 54분 쐐기골을 터뜨렸다. 울버햄튼의 역습 찬스에서 골키퍼와 1대1로 마주한 쿠냐가 쇄도하던 황희찬에게 패스했다. 황희찬은 자신 있게 오른발 슈팅을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시즌 첫 공격포인트다. 한 골을 넣기까지 너무 어려웠다. 무려 8개월이 걸렸다. 황희찬이 EPL에서 골을 넣은 건 지난 5월5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지난 시즌 36라운드 원정 경기(1-5)가 마지막이었다. 지난 시즌 EPL 12골로 팀 내 최다골을 책임졌던 기록이 있기에 올 시즌 마음고생이 더 심했을 터. 시즌 마수걸이 득점으로 2024년 묵은 걱정을 날렸다.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교체로 출전에 많은 시간을 소화하지 못했음에도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딱 한번 날린 슈팅이 골로 연결된 점이 컸다. 패스 성공률은 75%(6/8), 볼터치는 14회, 상대편 박스 내 터치 2회 등을 기록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는 황희찬에게 평점 7.3을 부여했다. 교체로 투입된 선수 중 유일하게 7점대를 기록했다. ‘풋몹’ 역시 평점 7.3을 줬다.
반등의 기회로 삼는다. 황희찬은 새 감독의 지휘 아래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였던 지난 시즌의 자신을 돌아보며 반전을 예고한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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