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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사랑에 관한 고찰…김동영 작가의 ‘죽도록 사랑받고 싶어서’ [SW신간]

입력 : 2024-12-21 16:01:25 수정 : 2024-12-21 16: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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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작가 김동영의 신작 ‘죽도록 사랑받고 싶어서’ 자칫 무거운 주제로 다가올 수 있는 ‘죽음’에 관해 독특한 감성과 솔직함으로 풀어간다.

 

책은 작가의 ‘죽음의 충동’에 대한 고백에서부터 시작된다. ‘왜 그렇게 죽으려고 했을까?’라는 질문, 죽음이라는 수수께끼 앞에서 작가는 자신의 멜랑콜리아 감정, 노스탤지어 증상, 나이 듦의 타당한 이유를 찾으려는 노력에 관해 말한다. 플라톤, 니체, 쇼펜하우어 등 철학자들이 죽음을 대하는 방식을 공부하고 카이로, 룩소르, 아스완, 예루살렘, 히말라야, 도초도 등지를 떠돌며 그 답을 찾아 헤맸다.

 

작가는 환생과 카르마, 신과 심판, 천국과 지옥, 외계인과 초고대문명까지, 죽음에 관한 모든 철학과 가설을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고 말한다. 이는 죽음이, 두렵기만 한 대상이라기보다는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을 보여 줄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책은 죽음, 사랑, 시간이라는 세 주제로 나뉜다. 작가의 죽음에 관한 사유는 14년 전 작가의 엄마가 호스피스 병동에서 세상을 떠나면서부터 시작됐따. 그 상실의 고통이 커다란 뼈대가 되어, 살아남은 사람이 삶을 사는 힘에 대한 사유로 이어진다.

 

김동영 작가는 오지와 험지, 100여 도시를 누비며 그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세상을 기록했다.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나만 위로할 것’ 등을 집필한 여행 작가다. 뿐만 아니라 개성 강한 밴드의 음악적 정체성을 시각화해 주목 받았고, 밴드 엑스디너리히어로즈의 데뷔 티저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그랜드민트페스티벌의 기획위원, 라디오 음악작가 등으로도 활동했다. 로맨틱하면서도 진보적인 감수성으로 델리스파이스의 ‘항상 엔진을 켜 둘 게’, ‘빛 속에’ 등의 노랫말을 썼다. 

 

작가는 늘 여행길에서 글을 써 왔다. 나중에는 글을 쓰기 위해 여행길에 올랐다. 멀고도 낯선 곳으로 스스로를 내몰며, 괜찮은 글을 쓰기 위해 “남들이 가지 않은 곳을 찾아서” 멀리 떠났고, 사람들은 편안한 이야기에는 별 관심이 없기에 “애써 고생을 자처했고”, 솔직한 마음을 담기 위해 “더욱더 외로워졌다”.

 

‘죽도록 사랑받고 싶어서’는 죽음 앞에서 사랑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이야기한다. 작가의 이 이야기는 바로 우리의 이야기다. 인정받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지독히도 고생스러운 여정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애써 고생을 자처하고 스스로를 험지에 내맡기는 일은, 우리가 선택한 생존 방식인지도 모른다.

 

작가는 ‘우리는 왜 죽고 싶을 정도로 사랑받고 싶어 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카이로의 사막, 예루살렘의 골고다 언덕, 바라나시의 화장터, 히말라야의 고도, 도초도의 폭설로 갇힌 집에서, 작가는 이 답을 찾아 헤맸다. 사랑받기 위해 죽으려 했던 당신이 살아 있음으로써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여정을 통해 증명한다.

 

김동영 지음. 아르테. 332쪽.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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