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IP는 창작자에게 끊임없이 유혹을 던진다. 연출이라는 고난의 길을 알면서도 행군을 하게 만든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글래디에이터2’ 개봉 직전 국내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화상 간담회에 참석해 “속편은 굉장히 위험하고 어려운 작업”이라고 토로했다. 제작비만 3억1000만 달러(한화 약 4310억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초특급 대작 영화다. 전작은 전 세계에서 4억6058만 달러(약 6429억원)를 벌어들였고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 의상상, 음향상, 시각효과상 등 5관왕을 휩쓰는 등 작품성도 인정받은 IP다. 부담이 될 만하다.
각본만 4년이 걸렸다. 스콧 감독은 “영화는 즐기기 위한 것이긴 하지만 만드는 과정에선 많은 고증을 거친다. 우리도 로마 제국의 건축, 의상, 생활 양식 등을 로마의 냄새가 날 정도로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조사했다”고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엄살이 아니다. 콜로세움에서 벌어지는 살라미스 해전의 한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리들리 감독은 실물 크기의 60% 축소판 세트를 짓고, 그 안에 물을 채워 배를 띄웠다. 그는 “역사적 사실을 자세히 조사하고 이해하되 어떻게 나만의 버전으로 영화화할 것인가 질문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라고 밝혔다.
많은 사람이 1편보다 2편이 별로일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접근했다. 스콧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한 것은 1편이 나온 지 4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때 별로라는 생각이 들어 4년 정도 묵혀 뒀다”며 “그렇게 8년이 지난 뒤에도 여러 일을 하느라 더 기다려야 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1편에서 생존한 모자(소년 루시우스와 어머니 루실라)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개념을 잡고 나서는 모두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작업했다”고 밝혔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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