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가 배우 정우성의 혼외자 논란에 대해 보도했다.
27일(현지시간) BBC는 “한국 영화계 A급 스타 정우성이 모델 문가비가 낳은 아들의 친부임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문가비와 결혼 계획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혼외 출산이 여전히 금기시되는 한국 사회에서 이번 발표는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의 가족 구조가 다양하게 변했다는 점에서 정우성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며 정우성의 이번 일이 한국 사회에서 뜨거운 이슈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온라인 상의 누리꾼들 반응과 함께 국내 정치인 및 언론의 논평까지 소개했다.
BBC는 “온라인에서는 정우성에 대한 비판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의 풍부한 영화 경력이 그를 한국에서 가정적인 이미지로 만든 만큼, 실망감을 나타낸 댓글이 많았다. 일부는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였던 정우성이 ‘자신의 아이조차 받아들이지 못한다’며 실망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인터뷰에서 “동방예의지국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고 해도 대한민국 전통과 국민의 정서는 지켜야 한다”고 한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정우성을 옹호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애초에 그런 게 왜 판단과 평가의 대상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결심은 굉장히 실존적인 결정”이라며 정우성의 결정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BBC는 혼외자 출생 관련 통계를 언급했다. 통계청이 13세 이상 인구 3만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7.2%는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답했다. 이 중 20~29세의 청년층은 42.8%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BC는 20대를 중심으로 혼외자에 대한 인식도 빠르게 변한 모습이라며, 한국 사회의 인식 변화도 전했다.
BBC는 “한국은 고압적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악명이 높다. 한국의 연예인들은 대중으로부터 지나치게 높은 사회적 기준을 요구받고, 종종 극도의 감시 속에 놓인다. 이같은 환경 속에서 정우성의 이번 발표는 개인적 선택과 사회적 기대가 충돌하는 한국 사회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며 기사를 마무리했다.
앞서 22일 문가비는 자신의 SNS에 아기를 안고 있는 사진과 함께 “이제는 한 아이의 엄마로서 조금은 더 평범한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기 위해 용기를 내었다”며 긴 공백기 동안 임신과 출산으로 엄마가 됐음을 밝혔다. 이후 정우성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문가비가 SNS를 통해 공개한 아이는 정우성의 친자가 맞다”며 “아이의 양육 방식에 대해서 최선의 방향으로 논의 중에 있으며, 아버지로서 아이에 대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혼외자 논란 후에는 정우성의 열애설이 제기되고 일반인 여성과 스킨십을 하는 사진이 유출되는 등 사생활 관련 보도가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정우성씨 관련 일로 행사에 피해가 갈 것을 염려해 시상식 참석을 재고 중이다. 이번 건과 관련해 현재 청룡영화상과 대화를 나누는 중”이라고 밝혔다. 당초 정우성은 혼외자 논란과 무관하게 예정대로 29일 열리는 제45회 청룡영화상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사태가 커지자 시상식 참석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박민지 온라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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